최장식 이유씨엔씨 대표는 “친환경 시대와 맞물려 에너지 저감 효과가 있는 특수페인트 수요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씨엔씨 제공
최장식 이유씨엔씨 대표는 “친환경 시대와 맞물려 에너지 저감 효과가 있는 특수페인트 수요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씨엔씨 제공
설립 5년차 벤처기업 이유씨엔씨는 페인트 시장의 ‘게임체인저’를 목표로 삼고 있다. 단열과 차열 기능을 하나로 합친 특수페인트로 친환경 페인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장식 이유씨엔씨 대표는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년 전만 해도 시장의 관심이 없었지만 친환경 시대에 에너지 저감 효과가 있는 특수페인트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한 페인트 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한 최 대표는 2019년 이유씨엔씨를 설립하고, 러시아에서 원천기술을 도입해 단열·차열 기능이 있는 특수페인트를 개발했다.

최 대표는 “이유씨엔씨 페인트는 일반 페인트 대비 단열·차열 성능이 뛰어나 연 25~30%의 에너지·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며 “단열과 차열 도료를 각각 시공하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도 50%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63세인 최 대표는 이번이 세 번째 창업이다. 외환위기 때 잘나가던 건자재 사업은 부도가 났고, 이후 세운 제조업체까지 망하면서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했다. 체납된 세금 때문에 재기는 쉽지 않았다.

최 대표는 “국세는 파산면책 등 회생 방법이 있는데 지방세는 그게 안 된다”며 “어떻게든 지방세 체납액을 5000만원 이하로 만들어놔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 프로그램에 도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기를 꿈꾸며 15년 만에 밀린 세금을 갚았다. 중진공 초기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며 이순(耳順)을 앞두고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유씨엔씨는 초기부터 친환경 인증 획득에 집중했다. 목재용 방염료에서 나오는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정부 연구과제를 진행하며 특허 기술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최근 2년 사이에만 단·차열 및 화재 소화용 도료 관련 6개 특허를 받았고 현재 건설기술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과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정부 과제를 눈먼 돈이라고 생각하면 ‘좀비 기업’이 되고 만다”며 “우리는 처음부터 정부 과제를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창구로 활용해 특허 기술을 확보하고 친환경 인증을 받는 전략을 썼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이유씨엔씨는 국내 페인트 기업 최초로 미국 쿨르푸심사협회(CRRC)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9월 환경부에서 녹색기술 및 혁신제품 지정 인증을 받으면서 관공서 조달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지난해 3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매출 89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이유씨엔씨는 페인트 제조 공장뿐만 아니라 자체 시공팀도 구축했다. 최 대표는 “페인트와 시공을 합친 조달시장만 해도 매출 규모가 크다”며 “민간 시장은 대기업과 협업해 차차 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공공조달 진출 기업에도 선정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에쓰오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은 것도 해외 진출을 위해서다. 러시아 기업과는 특수페인트 원천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최 대표는 “러시아 시장이 지금 막혀 있지만 민간 부문에선 계속 기술 제휴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소기업으로선 좋은 러시아 기술을 싸게 활용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인천=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