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기획 팔린다…"이노션과 협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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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故 신춘호 회장 애착
외부고객 줄어 광고취급액 35위
일각 "일감몰아주기 피할 의도"
외부고객 줄어 광고취급액 35위
일각 "일감몰아주기 피할 의도"
농심이 광고대행 자회사인 농심기획을 매각한다. 농심기획은 농심 창업주인 고(故) 신춘호 선대회장이 특별한 애착을 가졌던 회사다. 치열한 광고시장에서 후발 업체로 남기보다 매각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농심기획을 매각하기 위해 이노션과 협상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기획을 외부에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노션과 논의 초기 단계며 실사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심기획은 해외 시장과 뉴미디어 분야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광고취급액과 실적이 줄어든 배경이다. 한국광고총연합회에 따르면 농심기획은 광고취급액 기준 순위가 2021년 24위에서 지난해 35위로 밀렸다.
실적도 악화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8% 줄어든 207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57.5% 감소한 5억원에 그쳤다. 이익률이 높은 고객사와의 계약이 종료된 영향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모기업인 농심조차 해외 광고 수요가 늘어나는데 농심기획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선두권 업체에 넘기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외부 고객이 줄어 농심 내부 거래 비중이 높아진 것도 농심기획을 매각하는 이유로 꼽힌다. 농심기획의 지난해 매출 207억원 중 그룹 내부거래는 130억원으로 62.8%를 차지한다. 농심은 지난해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가 강화됐다.
과거 농심은 롯데그룹 계열인 대홍기획 등 외부 광고업체에 광고를 맡겨왔다. 그러다 1996년 신 선대회장의 지시로 농심 자체 광고사인 농심기획이 출범했다. 출범 당시 초대 농심기획 사장은 신 선대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농심 회장(당시 농심 전무)이 맡았다.
신 선대회장은 ‘작명의 달인’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제품명과 홍보를 직접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같은 유명 카피도 신 선대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신 선대회장이 광고에 워낙 관심이 많다 보니 농심기획 대표와 임원 자리는 내부에서 가장 힘든 자리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농심기획을 매각하기 위해 이노션과 협상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기획을 외부에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노션과 논의 초기 단계며 실사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심기획은 해외 시장과 뉴미디어 분야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광고취급액과 실적이 줄어든 배경이다. 한국광고총연합회에 따르면 농심기획은 광고취급액 기준 순위가 2021년 24위에서 지난해 35위로 밀렸다.
실적도 악화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8% 줄어든 207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57.5% 감소한 5억원에 그쳤다. 이익률이 높은 고객사와의 계약이 종료된 영향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모기업인 농심조차 해외 광고 수요가 늘어나는데 농심기획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선두권 업체에 넘기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외부 고객이 줄어 농심 내부 거래 비중이 높아진 것도 농심기획을 매각하는 이유로 꼽힌다. 농심기획의 지난해 매출 207억원 중 그룹 내부거래는 130억원으로 62.8%를 차지한다. 농심은 지난해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가 강화됐다.
과거 농심은 롯데그룹 계열인 대홍기획 등 외부 광고업체에 광고를 맡겨왔다. 그러다 1996년 신 선대회장의 지시로 농심 자체 광고사인 농심기획이 출범했다. 출범 당시 초대 농심기획 사장은 신 선대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농심 회장(당시 농심 전무)이 맡았다.
신 선대회장은 ‘작명의 달인’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제품명과 홍보를 직접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같은 유명 카피도 신 선대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신 선대회장이 광고에 워낙 관심이 많다 보니 농심기획 대표와 임원 자리는 내부에서 가장 힘든 자리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