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가 2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올려 주가가 급등했다. 올 들어 중국 정부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때리기’를 멈추자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바이두 '깜짝 실적'…中빅테크 중 홀로 질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바이두는 22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매출이 341억위안(약 6조24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332억8000만위안)를 웃돌았다. 지난 2분기 매출 증가폭은 2021년 2분기(20%) 후 최대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43% 늘어난 52억위안(약 9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핵심 사업인 온라인 광고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덕분이다. 2분기 해당 사업부 수익은 196억위안(약 3조58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 불어났다. 이 외에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도 12% 늘어난 68억위안(약 1조2444억원)이었다.

리옌훙(로빈리) 바이두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을 활용해 광고와 검색어 간 일치율을 높인 것이 광고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은 여러 산업을 변화시킬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AI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는 바이두가 중국의 다른 주요 빅테크와 차별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올 들어 현재까지 텐센트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 주가가 일제히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바이두는 12% 넘게 뛰었다.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개장 전 거래에서도 4%가량 오름세를 나타냈다.

바이두는 지난 3월 미국 오픈AI의 챗GPT 대항마로 꼽히는 챗봇 ‘어니봇(Ernie Bot)’을 출시했다. 중국에선 챗GPT에 대한 접근이 차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바이두가 1위 사업자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뒤늦게 챗봇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바이두는 문서의 영상화 등 확장된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 고’도 순항 중이다. 올 2분기 아폴로 고를 통해 약 71만4000대의 로봇택시가 운행됐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149% 급증했다.

다만 중국 경제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은 여전히 걸림돌로 지적된다. 더 강력한 수요 촉진 요인이 없다면 주가 상승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산운용사 UBP의 베이선링 매니징디렉터는 “바이두는 수년간 가시적인 투자로 생성형 AI업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앱 개발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지적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