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자리에서 물러난 '매파' 제임스 불라드 퍼듀대학교 경영대 학장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불라드 학장은 23일(현지시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저금리·저물가로 되돌아갈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정책 금리는 인플레이션율보다 높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불라드 학장은 오는 9월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시장의 더 큰 의문은 2023년 하반기에 경제가 상당히 가속화하고 FOMC가 정책금리를 6%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이상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불라드 학장은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대해 "성장세가 매우 약해지거나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기에 빠른 성장은 약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경기 침체론'에 대해서는 "그 시나리오는 물 건너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연초보다 하락한 데는 "Fed가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 Fed가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 80년대에 두자릿수 기준금리가 지속된 사례를 들어 "연준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10년 동안 높은 변동성 인플레이션이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현 Fed 의장은 그 때의 교훈을 얻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기 전에 불길을 잘 잡았다는 얘기다.

지난달 사임하고 Fed 투표권을 상실한 불라드 학장은 위원으로 재임할 당시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통했다. Fed는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경제정책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경제 진단과 추가 긴축 여부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