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남성성의 블랙박스' Y염색체 전체 염기서열 상세지도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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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HGRI "23쌍 염색체 중 마지막 상세 지도 완성…남성 불임 관련 유전자 등 발견"
인간의 모든 유전정보가 담겨 있는 염색체 23쌍 가운데 유일하게 염기서열 상세 지도가 완성되지 않았던 23번 성염색체의 Y염색체 전체 염기서열 분석이 완료됐다.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가 지원하는 '텔로미어-투-텔로미어(T2T) 컨소시엄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24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염색체 전체의 절반 이상에 미지의 염기서열이 남아 있던 Y염색체의 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남성 불임 등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도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 유전정보가 담긴 염색체 23쌍 전체의 염기서열 분석이 완료됐음을 뜻한다.
앞서 T2T 컨소시엄은 2022년 4월 인간게놈프로젝트(HGP) 게놈 지도에서 빠진 부분을 해독해 완성한 게놈 지도를 '사이언스'(Science)에 공개했다.
국제 '인간 범유전체 참조 지도 컨소시엄'(HPRC) 등은 지난 5월 '인간 범유전체 참조 지도'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Y 염색체는 X 염색체와 함께 성 발달 과정의 중요한 역할로 주목받아왔다.
성 발달에는 성염색체가 중심적 역할을 하지만 이에 관여하는 인자들이 게놈 전체에 복잡하게 퍼져 있으며 이는 남성, 여성, 간성(intersex)에서 다양한 성 특징으로 나타난다.
최근 연구에서는 Y염색체의 유전자가 암 위험과 중증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Y염색체는 6천246만29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어 크기는 작지만 전체의 절반 이상에 염기서열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빈틈이 존재해 지금까지 미스터리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모든 염색체에는 반복되는 영역이 있지만 Y염색체는 반복 영역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기서열 분석은 염색체를 아주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읽은 다음 이를 순서에 맞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똑같은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영역이 많으면 순서 맞추기는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연구팀은 염기서열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은 긴 책을 여러 장으로 잘라 읽는 것과 같은데 같은 문장이 수천, 수백만 번 반복되면 그 순서를 맞추기는 매우 어렵다며 Y염색체는 전체의 절반인 3천만개의 염기서열이 반복 영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DNA 염기서열 분석 기술과 조립 방법, 다른 23개의 염색체 염기서열 지도를 완성하면서 얻은 지식 등을 총동원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 리더인 NHGRI 애덤 필리피 박사는 "가장 놀라운 점은 염기서열 반복 영역이 매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라며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몰랐던 미지의 염기서열 영역들은 거의 절반이 2개의 특정 염기서열 반복 블록이 퀼트 패턴처럼 번갈아 가며 배열돼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완성된 Y염색체 염기서열 상세 지도를 통해 기존 인간 참조 게놈지도의 여러 오류를 수정하고 3천만개 이상의 염기쌍 서열을 추가해 여러 유전자 계열의 완전한 구조를 밝혀냈으며 새로운 단백질 정보 유전자 41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완성된 Y 염색체 염기서열 지도에서는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가 있는 '무정자증 인자 영역' 등 의학 관련 영역들의 중요한 특징들도 밝혀졌다.
특히 무정자증 인자 영역에는 'madam'처럼 앞에서부터 읽으나 뒤에서부터 읽으나 동일한 '회문'(回文·palindrome) 형태의 반복 영역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 저자인 NHGRI 이아랑 박사는 "이런 회문 구조는 때때로 DNA 고리(loops)를 만들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고리가 우연히 잘려서 게놈에 결실(deletion)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무정자증 인자 영역의 결실은 정자 생산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회문 형태 반복 영역은 남성의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이제 연구자들은 완전한 Y 염색체 염기서열 지도를 통해 이런 결실과 결실이 정자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학적 관련성이 큰 것으로 밝혀진 또 다른 영역은 역시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TSPY'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인간 게놈의 대부분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하나씩 물려받은 2개의 사본이 있지만 일부 유전자는 동일 사본이 여러 개 반복되는 '유전자 배열'(gene array) 구조를 보인다.
TSPY 유전자도 반복 사본이 여러 개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구체적인 DNA 염기서열과 유전자 배열 구조를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개인마다 TSPY 사본이 10~40개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필리피 박사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변이를 발견하면 그 유전체 변이가 인간 건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는 희망이 항상 존재한다"며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의학적 관련성이 있는 유전체 변이들이 앞으로 더 나은 질병 진단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HGRI가 지원하는 '인간 게놈 구조 변이 컨소시엄'(Human Genome Structural Variation Consortium)도 이날 '네이처'에 세계 21개 인종 43명의 Y 염색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18만3천년에 걸친 인류 진화과정에서 Y 염색체에서 일어난 유전적 변이에 대한 보다 상세한 시각과 함께 새로운 DNA 염기서열, 보존된 영역의 특징과 Y 염색체의 복잡한 구조에 기여한 분자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네이처는 평가했다.
/연합뉴스
인간의 모든 유전정보가 담겨 있는 염색체 23쌍 가운데 유일하게 염기서열 상세 지도가 완성되지 않았던 23번 성염색체의 Y염색체 전체 염기서열 분석이 완료됐다.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가 지원하는 '텔로미어-투-텔로미어(T2T) 컨소시엄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24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염색체 전체의 절반 이상에 미지의 염기서열이 남아 있던 Y염색체의 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남성 불임 등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도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 유전정보가 담긴 염색체 23쌍 전체의 염기서열 분석이 완료됐음을 뜻한다.
앞서 T2T 컨소시엄은 2022년 4월 인간게놈프로젝트(HGP) 게놈 지도에서 빠진 부분을 해독해 완성한 게놈 지도를 '사이언스'(Science)에 공개했다.
국제 '인간 범유전체 참조 지도 컨소시엄'(HPRC) 등은 지난 5월 '인간 범유전체 참조 지도'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Y 염색체는 X 염색체와 함께 성 발달 과정의 중요한 역할로 주목받아왔다.
성 발달에는 성염색체가 중심적 역할을 하지만 이에 관여하는 인자들이 게놈 전체에 복잡하게 퍼져 있으며 이는 남성, 여성, 간성(intersex)에서 다양한 성 특징으로 나타난다.
최근 연구에서는 Y염색체의 유전자가 암 위험과 중증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Y염색체는 6천246만29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어 크기는 작지만 전체의 절반 이상에 염기서열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빈틈이 존재해 지금까지 미스터리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모든 염색체에는 반복되는 영역이 있지만 Y염색체는 반복 영역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기서열 분석은 염색체를 아주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읽은 다음 이를 순서에 맞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똑같은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영역이 많으면 순서 맞추기는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연구팀은 염기서열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은 긴 책을 여러 장으로 잘라 읽는 것과 같은데 같은 문장이 수천, 수백만 번 반복되면 그 순서를 맞추기는 매우 어렵다며 Y염색체는 전체의 절반인 3천만개의 염기서열이 반복 영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DNA 염기서열 분석 기술과 조립 방법, 다른 23개의 염색체 염기서열 지도를 완성하면서 얻은 지식 등을 총동원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 리더인 NHGRI 애덤 필리피 박사는 "가장 놀라운 점은 염기서열 반복 영역이 매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라며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몰랐던 미지의 염기서열 영역들은 거의 절반이 2개의 특정 염기서열 반복 블록이 퀼트 패턴처럼 번갈아 가며 배열돼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완성된 Y염색체 염기서열 상세 지도를 통해 기존 인간 참조 게놈지도의 여러 오류를 수정하고 3천만개 이상의 염기쌍 서열을 추가해 여러 유전자 계열의 완전한 구조를 밝혀냈으며 새로운 단백질 정보 유전자 41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완성된 Y 염색체 염기서열 지도에서는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가 있는 '무정자증 인자 영역' 등 의학 관련 영역들의 중요한 특징들도 밝혀졌다.
특히 무정자증 인자 영역에는 'madam'처럼 앞에서부터 읽으나 뒤에서부터 읽으나 동일한 '회문'(回文·palindrome) 형태의 반복 영역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 저자인 NHGRI 이아랑 박사는 "이런 회문 구조는 때때로 DNA 고리(loops)를 만들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고리가 우연히 잘려서 게놈에 결실(deletion)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무정자증 인자 영역의 결실은 정자 생산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회문 형태 반복 영역은 남성의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이제 연구자들은 완전한 Y 염색체 염기서열 지도를 통해 이런 결실과 결실이 정자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학적 관련성이 큰 것으로 밝혀진 또 다른 영역은 역시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TSPY'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인간 게놈의 대부분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하나씩 물려받은 2개의 사본이 있지만 일부 유전자는 동일 사본이 여러 개 반복되는 '유전자 배열'(gene array) 구조를 보인다.
TSPY 유전자도 반복 사본이 여러 개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구체적인 DNA 염기서열과 유전자 배열 구조를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개인마다 TSPY 사본이 10~40개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필리피 박사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변이를 발견하면 그 유전체 변이가 인간 건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는 희망이 항상 존재한다"며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의학적 관련성이 있는 유전체 변이들이 앞으로 더 나은 질병 진단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HGRI가 지원하는 '인간 게놈 구조 변이 컨소시엄'(Human Genome Structural Variation Consortium)도 이날 '네이처'에 세계 21개 인종 43명의 Y 염색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18만3천년에 걸친 인류 진화과정에서 Y 염색체에서 일어난 유전적 변이에 대한 보다 상세한 시각과 함께 새로운 DNA 염기서열, 보존된 영역의 특징과 Y 염색체의 복잡한 구조에 기여한 분자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네이처는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