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보낸 화상 연설에 변조된 목소리가 사용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고 미국 매체 더힐과 폴리티코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사전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화상 연설을 보냈는데 여기에 나온 목소리가 평소 그의 목소리와는 달랐다는 것이다.

목소리가 변조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전체 15분짜리 동영상 중 초반 32초가량이다.

더힐은 이유와 방법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화상 연설에 나온 푸틴 대통령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음의 높이가 낮아 마치 인공지능(AI)을 사용해 만들어낸 목소리처럼 들렸다고 지적했다.

더힐은 크렘린궁 웹사이트에도 푸틴 대통령의 브릭스 정상회담 화상 연설이 올라와 있다면서 이 영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자기 목소리로 연설하고 있지만 연설 초반 기침을 여러 차례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폴리티코도 화상 연설에 나온 푸틴의 목소리가 마치 할리우드 악당이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더빙된 깡패의 TV 인터뷰 같은 목소리를 내는 성우에 의해 재녹음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이번 정상회의가 열린 남아공에 가지 못했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대신 보냈다.

러시아는 차기 의장국으로 내년 10월 카잔에서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AI 썼나?…푸틴 브릭스 화상연설 '더빙'에 의구심 제기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