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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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세입자와 5000만원 낮춰 재계약하기로 했습니다. 올초까지 1억원 이상 대출받아야 해 걱정했는데 그나마 다행이죠.”

"전셋값 3억 올랐네"…역전세 걱정 줄어든 집주인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역전세’(계약 당시보다 전셋값 하락) 우려에 근심하던 집주인이 한숨 돌리고 있다.

전셋값 최고가보단 여전히 낮지만 전세시장이 오름세를 보이는 데다 지난달 말부터 대출 규제가 완화돼 집주인의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5% 올라 14주 연속 상승했다. 한 주 전(0.0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역세권, 학군지 등 주거 여건이 양호한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두드러졌다. 성동구(0.32%)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송파구(0.31%) 마포구(0.25%) 강동구(0.25%) 광진구(0.24%)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가와 마찬가지로 전세시장도 바닥을 다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작년 말 8억5000만원(신규 계약 기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같은 주택형이 11억5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인근 중개업소엔 10억~12억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최고가는 15억5000만원이었다.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 전용 84㎡ 전셋값도 작년 말 6억원까지 내렸지만 이달 들어 10억원으로 올랐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같은 기간 6억9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상승했다.

아현동 A공인 관계자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로열층에 풀옵션(가전제품 완비)인 전세가 8억원대였는데 지금은 10억원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올초 입주가 집중되면서 전셋값이 크게 떨어졌던 강남권도 물량 소진 이후 안정세를 찾고 있다. 3월 입주한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는 한때 8억5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13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12억5000만~17억5000만원에 전세 물건이 나와 있다.

업계에서는 전세시장 불안은 다소 해소됐지만 하반기 입주 물량이 몰린 지역 등은 역전세 우려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며 “2021년 하반기가 전셋값 고점이었던 만큼 2년 차가 되는 하반기까지 시장 분위기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반환해야 할 전세보증금이 부족한 집주인에게 현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기로 한 만큼 집주인의 자금 마련 부담은 줄어들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