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두 배 급증…명소로 뜬 스타벅스 '더 매장'
스타벅스코리아가 매장 자체를 명소화하는 전략에 따라 도입한 ‘더(the) 매장’이 일반 매장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더 매장은 “커피가 아니라 문화를 팔라”고 강조한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을 담은 한국 최상위 매장이다.

○“카페를 목적지로” 스타벅스의 차별화

24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전남 여수시 돌산읍에 연 ‘더여수돌산DT점’(사진)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2500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에 네 개 있는 더 매장 중 최다로, 일반 매장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더 매장은 스타벅스가 명소화 마케팅을 적용한 초대형 매장이다. 단순히 관광지에 있다고 이름에 ‘더’를 붙이진 않는다.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곳을 까다롭게 선정해 공간 설계, 메뉴까지 매장만의 특색을 살려 지역의 상징으로 만드는 전략을 적용한다.

이름에 ‘더’가 붙은 매장은 전국에 네 곳이다. 연면적 1200㎡로 스타벅스 국내 매장 중 최대 규모인 ‘더양평DTR점’과 반려동물을 위한 펫파크를 도입한 ‘더북한강R점’은 각각 하루 평균 평일 1000명, 주말 1500명이 방문한다.

더 매장 중 유일하게 서울에 있는 ‘더북한산점’의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평일 1500명, 주말 2000명 이상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나가다 들르는 게 아니라 아예 이곳을 목적지 삼아 방문해 즐기는 공간을 만드는 게 더 매장의 전략”이라며 “더여수돌산DT점이 기록적인 방문객 수를 보이면서 내부적으로도 놀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전국 매장 1800개 돌파

스타벅스 매장은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스페셜티 커피(우수한 등급의 커피) 코너가 있는 R(리저브), DT(드라이브스루), 커뮤니티스토어(상생), 일반 매장, 그리고 더 매장이다. 리저브, 드라이브스루 등은 해외에도 있지만 더 매장은 한국에만 있는 특화 매장이다.

특화 매장은 스타벅스 본사가 추구하는 공간 마케팅의 일환이다. 스타벅스는 국가별로 지역 문화를 강조하는 특화 매장을 낸다. 인도네시아는 커피 농장을 표현한 ‘발리 드와타’ 매장이 유명하다.

미국과 일본에는 매장에 거대한 로스팅 기계를 설치한 매장이 있다. 스타벅스의 마케팅 전략을 구축한 슐츠 전 CEO는 “매장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식업계에선 이런 스타벅스의 전략을 주목하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공간 혁신’이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커피시장에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선 매장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스타벅스를 따라가기 위해 더 매장의 인근 부지를 물색하는 브랜드도 있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다. 매장은 지난해 말 1777개에서 올해 1841개로 늘었다. 상반기 매출은 1조3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