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사업, 전통가옥, 전통주, 미장, 용접 등 지역에서 필요한 특수산업 인재를 소수 정예로 선발하는 협약형 특성화고가 생긴다. 전원 기숙사 생활, 학급당 16명 이하 등의 기준을 갖춰야 하는 마이스터고보다 조건을 완화해 지역에서 필요에 따라 특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24일 디지털 시대 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등 직업교육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대상 학교는 협약형 특성화고 35곳과 마이스터고 65곳으로 총 100곳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침체한 중등 직업교육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지난해 특성화고 입학자는 5만9000명으로 2012년(11만1000명) 대비 47% 급감했다. 같은 기간 29% 줄어든 일반고의 감소 폭을 크게 웃돈다.

이번 대책은 2027년까지 소수 정예로 지역 특화 인재를 양성하는 협약형 특성화고 35개교 육성이 핵심이다. 협약형 특성화고는 실버사업, 전통주·전통가옥 사업, 용접, 건축(타일·미장) 등 지역에 필요한 특수산업 분야 인재를 키워내는 학교다.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지역 교육청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데서 마이스터고와 구별된다. 전원 기숙사 생활, 학생 수 학급당 16명 등 마이스터고 요건보다 자유로운 것도 특징이다. 교육부는 현장과 협의해 하반기 세부적인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마이스터고는 작년 기준 54곳에서 10곳 이상을 추가 지정해 2027년까지 65곳 넘게 운영하는 게 목표다. 새로 정하는 마이스터고는 첨단 분야 중심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국가·지방직 공무원, 공공기관의 고졸 채용 혜택도 확대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고졸 채용 만점 기준을 현행 7%에서 8%로 올린다. 기업이 고졸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유지하면 재정도 지원할 방침이다. 직업계고 졸업생이 군 복무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다. 또 국방부와 협의해 군무원 지역인재 채용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중등 직업교육은 미래 디지털 시대 우리 사회에 필수적인 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시작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중등 직업교육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현장과 적극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