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후 주변 바닷물의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고 25일 발표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방류 첫날인 전날 원전으로부터 반경 3㎞ 이내 10곳에서 채취한 바닷물 표본을 분석한 결과 삼중수소 농도가 모두 L당 10베크렐(㏃)을 밑돌아 정상범위 이내였다. 원전으로부터 3㎞ 이내 지점을 기준으로 트리튬 농도가 L당 700㏃, 이보다 먼 지점에서 L당 30㏃을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방류가 즉시 중단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수질 가이드의 삼중수소 농도 기준치는 L당 1만㏃이다.

도쿄전력은 앞으로 한 달간 매일 같은 방식으로 트리튬 농도를 측정하고, 이튿날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주무 부처인 일본 환경성도 3개월 동안 원전 반경 50㎞ 해역 11곳의 트리튬 농도 관련 정보를 주간 단위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삼중수소는 오염수에서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는 작업을 거친 뒤에도 물에 남아 있는 핵종으로, 방류 시 바닷물에 녹아들게 된다.

도쿄전력은 2051년까지 폐로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사고 당시 녹아내려서 엉겨 붙은 고농도 방사선 찌꺼기인 데브리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폐로작업에는 8조엔(약 73조원)의 비용이 들 전망이다. 피해 배상(7조9000억엔)과 주변 지역의 오염제거 비용(4조엔) 등을 합하면 관련 비용은 21조5000억엔으로 불어난다. 올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3.8%에 달하는 금액이다.

일본 정부는 주변국에 계속해서 이해를 구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갈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전날 중국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지난해 일본 수산물 수출의 22.5%가 중국으로 향했다. 2위 홍콩(755억엔)까지 포함하면 중국권의 수입 비중은 42%다.

주일 중국대사관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전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와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오염수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우 대사는 “중국은 오염수 방류에 단호히 반대하며 다시 한번 일본에 엄중히 항의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중국의 결정에 대해 “(수입 금지 결정을) 즉시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