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으로 인해 미국 내 학교 폭력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학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 교사 부족까지 겹친 탓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24일(현지시간) '미국보이걸스 클럽'의 설문조사에서 올해 교내 괴롭힘을 경험한 학생 비율이 40%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26%로 나온 2019년 조사에 비해 14%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이버 괴롭힘을 겪었다고 답한 비율도 13%에서 18%로 5%포인트 상승했다.

도로시 에슬팔라지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팬데믹 이전에 비해 학생들의 사회적 교류가 줄어 타인과 협력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이 퇴보했다"고 분석했다.

교육기술 업체인 에버FI의 앨리스 리 부대표는 "교내 괴롭힘 사고를 줄이려면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며 "특히 신학기 때에 교사와 부모가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내 교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면서 학폭을 방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안 응우옌 캔자스주립대 교수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엔 수만명의 교사가 부족해 16만개 이상의 교사직이 자격이 부족한 교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미국 남부와 남서부 지역이 교사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현재 미국에서 수십만 개의 교사직 일자리가 자격 미달자로 채워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악시오스는 "교내 괴롭힘 사고 증가 속에서도 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75%가 대학 진학 계획을 세웠으며 62%는 향후 직장에서 성공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엔 13만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전체 응답자의 75%가 9~12세였으며 19%가 13~15세였다. 나머지 6%는 16세 이상이었다. 인종별로 보면 29%가 흑인이었으며 23%가 백인이었다. 21%가 백인이었고 13%는 다인종이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