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이 있습니다"…소비재기업들의 U턴 선언,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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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내려갈 일만 남았다"
![사진=AFP](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AD.30831308.1.jpg)
토마토 케첩, 크림 치즈 등으로 유명한 글로벌 식품기업 크래프트하인즈의 미구엘 패트리시오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초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한 말이다. 크래프트하인즈 제품들의 가격 인상을 멈추겠다는 신호였다.
24일(현지시간) 투자회사 제퍼리스 분석에 의하면 지난 7월까지 3개월 간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의 전년 동기 대비 제품 가격 평균 인상률은 9.7%로 집계됐다. 앞서 3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 가량 제품 가격을 올렸던 것에서 소폭 완화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원자재 비용 및 인건비 상승 등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했던 소비재 기업들이 '이제는 가격 인상을 완화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까지는 높은 소비재 가격을 감당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번스타인의 브루노 몬테인 분석가는 "소비재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이미 가격을 대폭 인상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일부 조정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들 기업은 지난 18개월 동안 계속된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 이미 도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소비재기업들의 U턴 선언, 속내는?](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01.34322466.1.jpg)
실제로 프랑스 유제품기업 다논 측은 가격 정점론을 언급하면서도 "향후 가격 조정보다는 프로모션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인 바 있다. 소비재 기업들이 쉽게 가격 인하에 나설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의 휴 필 수석 경제학자는 "이들 기업은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에도 공급물량 확보를 위해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가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데 참고하는 핵심 지표다. 최근 시장에서는 물가 정점론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금리 인상)도 막바지에 달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수잔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는 "상당 기간 금리 동결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조금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다. 반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은 총재는 "현재로서는 할 만큼 했다"며 금리 동결 견해를 피력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