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는 '매파적 동결 입장 강화' 가능성에 무게
'젝슨홀 주시' 달러 가치 강세…1년 전 기억에 경계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을 앞두고 25일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전 10시 10분 기준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가 전장 대비 0.132 오른 104.114를 기록 중이다.

달러지수는 최근 6월 8일 이후 2달여 만에 104선을 넘어섰으며, 7월 14일 저점(99.578) 대비 4.5%가량 오른 상태다.

파월 의장이 이날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지난해 이 행사에서의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없는 이번 달 파월 의장의 공개 발언이 자산시장의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통제되고 있다고 자신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강조,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을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당시 파월 의장 발언의 후폭풍으로 108대였던 달러지수가 장중 109.48을 찍으며 약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0.75%포인트 올린 뒤에는 114를 넘으며 '킹달러'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금리 동결'(hawkish hold) 입장을 강화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다수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서비스 'MLIV 펄스 서베이'가 최근 금융권 종사자 등 자사 단말기·뉴스 구독자 6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82%가 이러한 가능성을 높게 봤다.

연준 입장에서는 시장이 섣불리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되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살아있다고 계속 위협하는 것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지만, 시장 예상을 벗어나는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여전하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13∼1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건으로 한 주 전 대비 1만 건 줄어 2주째 감소했는데,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만큼 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달러 강세에 힘을 더했다.

또 최근 유로존과 영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고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2달여 만에 최저로 떨어진 것도 달러 강세 요인이다.

이날 달러 대비 한중일 통화 가치는 내림세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5.34원 오른 1,327.25원이고, 엔/달러 환율은 0.68엔 오른 146.12엔을 기록 중이다.

최근 위안화 약세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0.0049위안 오른 7.2876위안,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0.0013위안 오른 7.2798위안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