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메시지 없지만 향후 경제지표 따른 추가 금리인상 여지 남길 듯
시장선 중립금리 논쟁 한창…연준 내부도 금리정책 견해 다양
일각선 내년에 추가 금리인상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와

25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서 행해질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조연설을 앞두고 연준 내부와 시장 안팎에서 다양한 분석과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파월은 기조연설에서 1년 전과 달리 시장에 충격적인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겠지만 추가 금리인상을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시장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중립금리 관련 논쟁이 한창이며,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추가 금리인상 vs 동결'…美연준의장 잭슨홀 메시지 향방은?
◇ 파월 기조연설, 어떤 메시지 담을까
무엇보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1년 전인 지난해 8월 기조연설에서 연준의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고통'에 대해 경고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두 달간 20%가량 급락했다.

그후 1년간 노동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최고 9.1%에서 3.2%로 낮아지는 등 꾸준하게 둔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현재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금리 동결'(hawkish hold) 입장을 강화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다수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서비스 'MLIV 펄스 서베이'가 최근 금융권 종사자 등 자사 단말기·뉴스 구독자 6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82%가 이러한 가능성을 높게 봤다.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을 통해 공격적인 긴축 통화정책이 마침내 마무리됐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기대하는 시장 참가자들의 경우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조 칼리시 수석 글로벌 거시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의 문을 열어놓고 향후 결정은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언급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에 일련의 경제 관련 보고서들이 예정돼 있어 미리 패를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9월과 11월, 12월 등 3차례 FOMC 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시장에서는 9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11월에는 인상을 점치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발표된 7월 인플레이션은 1년여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닛코자산운용의 존 베일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아주 빠르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시장은 적어도 2024년 상반기까지는 금리인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연준 내 다른 목소리…"금리 추가 인상 필요" vs "현 수준 유지"
연준 내부에서도 향후 통화 긴축 정책의 방향과 관련해 미묘하게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 기간 금리를 동결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정점이 정확히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신호를 줄 수 없다"면서 "거의 다 왔지만 조금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콜린스 총재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올해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연준 인사 가운데 한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연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거듭 밝히면서 "현재 우리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임기 만료로 물러난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여름 경제활동이 회복되면 연준의 금리 인상 마무리 계획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내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였던 그는 "우리가 더 높은 금리가 유지되는 새 체제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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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에선 중립금리 논쟁 한창…"내년 금리인상 가능" 전망도
시장에서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중립금리 관련 논쟁이 한창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의 높은 경제 성장세, 재정적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최근 미국 경제의 중립금리가 구조적으로 높아졌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논쟁에 불을 지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실제로 미국의 중립금리가 상승한 경우 현 연준의 통화정책이 경제를 압박할 만큼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은 분기마다 장기적으로 금리가 어느 지점에 안착할지를 예측하는데 이는 사실상 중립금리 추정치로 볼 수 있으며, 이 추정치 중앙값이 2019년 이후 2.5%였다.

이는 8년 전의 3.5%에서 낮아진 것이지만 최근 연준 인사들의 추정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이 주제를 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의회에서 "솔직히 중립이 어디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으며 2018년 연준 의장으로 가진 첫 잭슨홀 연설에서도 그런 장기 변수 추정에 내재한 불확실성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한편 채권운용사 핌코의 티파니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 경제는 여러 역풍에 직면하겠지만 최근 지표를 감안할 때 소비자와 경제는 금리 인상에 놀라울 정도로 활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따라서 연준이 금리 동결을 넘어 내년에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이뤄진 소비자들의 저축이 예상보다 강한 지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줘서 경제성장 속도를 강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많은 소비자가 낮은 고정금리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적용받고 있어 최근 모기지 금리 상승의 영향도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결론적으로 "소비자들이 (소비) 여력이 있는 만큼 단기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