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적어 인공강우는 실패…고층빌딩 옥상에서 물 분사 시도
"과학적으로 효과 적어…근본 대책 세워야" 비판도
옥상서 물뿌리고 공장 멈춰…인니, 자카르타 대기 개선에 안간힘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건기가 길어지면서 최악의 대기질이 계속되자 인도네시아 정부도 대기질 개선을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는 최근 100명의 인력을 동원해 자카르타와 인근 위성도시들에 있는 주요 산업단지 내 공장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4개 회사의 공장에서 규정을 크게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들 4개 사를 상대로 공장 운영 중단을 명령했다.

자카르타 주 정부도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주 정부는 최근 자카르타 지역의 인공 강우 실험을 진행했지만 구름이 많지 않아 실패했다며 그 대안으로 고층 빌딩 옥상에서 물을 뿌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 환경청의 시깃 렐리안토로 국장은 이런 물 뿌리기가 비가 내리는 것에 비하면 효과가 크지 않지만, 최소한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주요 상업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를 위해 적합한 빌딩 목록을 작성하고 있으며, 일부 건물 옥상에는 물을 끌어다 분사할 수 있도록 발전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학생들의 원격 수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민간기업에도 재택근무 시행을 독려하고 있다.

자동차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금의 차량 홀짝제를 확대하고 일부 구간에서는 3명 또는 4명이 탄 차량만 통과할 수 있는 정책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효과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 '비차라 우다라'의 노비아 나탈리아 공동 설립자는 건물 옥상에서 물을 뿌리는 것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며 "이 방법이 성공하려면 건물 높이가 훨씬 높아야 하고 물의 양도 매우 많아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석탄 화력발전소처럼 근원 오염원을 찾아내 대기 오염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자카르타 반경 100㎞ 이내에는 10개의 석탄 화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지난달부터 공기 질 지수(AQI)가 '나쁨' 수준인 150을 넘는 날이 대부분이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대기질이 안 좋은 도시 1위를 여러 차례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내달 아세안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어 대기 오염 수준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