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양현석, 죽여버린다고…사과만 원해" 눈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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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가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비아이(본명 김한빈) 마약 투약과 관련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2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원종찬·박원철) 심리로 양 전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등 혐의 항소심 4차 공판이 진행됐다. 한서희는 이날 증인으로 참석해 신문이 진행됐다. 한서희는 눈물과 함께 "사실 전 피고인이 처벌을 받는 것보다 저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길 바랐던 거 같다"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양 전 대표는 YG 소속 아이돌 그룹인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고자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회유 및 협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한서희는 마약 관련 경찰 수사를 받았던 당시 비아이 관련 투약 의혹을 진술했다가 번복했다. 2019년 6월 이 사건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하는 과정에서 한서희는 YG 측의 외압으로 진술을 바꿨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서희는 이날 재판에서 "(양현석을 만나면서) 처음에 혼날 거 같아 무서웠고, 두려웠고, 당황스러운 마음이 컸다"며 "사실 오래전 일이라 세세한 대화들은 생각이 안나지만, 뇌리에 박힌 말들은 기억이 난다. 처음엔 '서희야, 무슨일이야'라고 하는데, 휴대전화를 통해 저와 비아이가 얘기한 걸 보더니 '진술번복해라', '너 여기서 죽여버리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저에게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내 새끼가 경찰서에 가는 것도 싫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서희의 진술에 양현석은 한숨을 쉬고, 눈을 감고 고개를 도리도리했다.
한서희는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는 발언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나왔고, 기자에겐 '연예계에 발도 못붙이게 하겠다'고 하며 말이 바뀐 부분에 대해 "'죽이는 게 일도 아니다'가 살인을 의미하는 건 아닐 거다"라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업소에서 근무한 이력도 고백했다. 한서희는 "그때 당시 저는 업소에서 일했고, 그래도 가수의 꿈을 갖고 있어서 연습도 하고, 오디션도 봤다"며 "그 얘길 듣는 순간 아무런 얘길 할수 없는 사람인데 말을 안들으면 사단이 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정상적으로 데뷔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양현석에 대해 "화류계에도 자주 오던 분"이라며 " 그냥 어떤 곳이든 발을 디딜 수 없겠다는 무력감이 있었고, 그래서 진술 번복 요구에 '네'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양현석의 행동에 대해 뒤늦게 공익제보를 한 것에 대해 "돈 때문이 아니었다"며 "제가 거기서 사례금을 받았다면 아예 공론화 자체가 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지망생으로, 일반인과 연예인의 경계 속 모호함 속에 살아왔다. 그 시간 동안 관심과 비난을 다 받으면서 저도 너무 지친다"면서 눈물을 쏟았다.
한서희는 또 "무죄가 나오든, 어떤 결과든 판사님 판단으로 이뤄지겠지만, 1심때부터 증인 신문을 8번, 9번 반복하며 너무 힘들었다"며 "이 싸움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 죄를 입증하고, 벌밥고 노력하다기 보단 아무도 미워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서희의 말에 양현석 측 법률대리인은 "1심 재판 이후 증인의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거 아닌가"라고 말하자, "저를 너무 유치하고 졸렬하고 보시는거 같다. 저도 복역하다보니 재판받는게 얼마나 스트레스고, 누굴 이제 미워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현석 측 변호사는 한서희의 진술이 계속해서 바뀌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날짜를 실제보다 줄인거 아니냐", "처음 조서에는 김한빈 언급이 안됐던데, 처음에 말 안한 거 아니냐", "일부러 김한빈을 얘기해서 YG를 통해 받으려 한 게 아니냐" 등의 추궁을 했다.
이에 한서희는 "처음 조사를 받았을 때 횟수나 이런 진술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몰랐다"며 "(YG에) 도움을 받으려 한 적도 없고, 첫 조사 조서에서 왜 김한빈의 이름이 빠졌는지 저도 의문이다. 그런데 저의 기억에 있는 걸 아니라고 거짓말 할 순 없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의혹이 불거진 후 양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비아이는 아이콘을 탈퇴하고, YG와도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비아이는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2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원종찬·박원철) 심리로 양 전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등 혐의 항소심 4차 공판이 진행됐다. 한서희는 이날 증인으로 참석해 신문이 진행됐다. 한서희는 눈물과 함께 "사실 전 피고인이 처벌을 받는 것보다 저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길 바랐던 거 같다"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양 전 대표는 YG 소속 아이돌 그룹인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고자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회유 및 협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한서희는 마약 관련 경찰 수사를 받았던 당시 비아이 관련 투약 의혹을 진술했다가 번복했다. 2019년 6월 이 사건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하는 과정에서 한서희는 YG 측의 외압으로 진술을 바꿨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서희는 이날 재판에서 "(양현석을 만나면서) 처음에 혼날 거 같아 무서웠고, 두려웠고, 당황스러운 마음이 컸다"며 "사실 오래전 일이라 세세한 대화들은 생각이 안나지만, 뇌리에 박힌 말들은 기억이 난다. 처음엔 '서희야, 무슨일이야'라고 하는데, 휴대전화를 통해 저와 비아이가 얘기한 걸 보더니 '진술번복해라', '너 여기서 죽여버리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저에게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내 새끼가 경찰서에 가는 것도 싫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서희의 진술에 양현석은 한숨을 쉬고, 눈을 감고 고개를 도리도리했다.
한서희는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는 발언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나왔고, 기자에겐 '연예계에 발도 못붙이게 하겠다'고 하며 말이 바뀐 부분에 대해 "'죽이는 게 일도 아니다'가 살인을 의미하는 건 아닐 거다"라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업소에서 근무한 이력도 고백했다. 한서희는 "그때 당시 저는 업소에서 일했고, 그래도 가수의 꿈을 갖고 있어서 연습도 하고, 오디션도 봤다"며 "그 얘길 듣는 순간 아무런 얘길 할수 없는 사람인데 말을 안들으면 사단이 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정상적으로 데뷔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양현석에 대해 "화류계에도 자주 오던 분"이라며 " 그냥 어떤 곳이든 발을 디딜 수 없겠다는 무력감이 있었고, 그래서 진술 번복 요구에 '네'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양현석의 행동에 대해 뒤늦게 공익제보를 한 것에 대해 "돈 때문이 아니었다"며 "제가 거기서 사례금을 받았다면 아예 공론화 자체가 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지망생으로, 일반인과 연예인의 경계 속 모호함 속에 살아왔다. 그 시간 동안 관심과 비난을 다 받으면서 저도 너무 지친다"면서 눈물을 쏟았다.
한서희는 또 "무죄가 나오든, 어떤 결과든 판사님 판단으로 이뤄지겠지만, 1심때부터 증인 신문을 8번, 9번 반복하며 너무 힘들었다"며 "이 싸움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 죄를 입증하고, 벌밥고 노력하다기 보단 아무도 미워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서희의 말에 양현석 측 법률대리인은 "1심 재판 이후 증인의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거 아닌가"라고 말하자, "저를 너무 유치하고 졸렬하고 보시는거 같다. 저도 복역하다보니 재판받는게 얼마나 스트레스고, 누굴 이제 미워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현석 측 변호사는 한서희의 진술이 계속해서 바뀌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날짜를 실제보다 줄인거 아니냐", "처음 조서에는 김한빈 언급이 안됐던데, 처음에 말 안한 거 아니냐", "일부러 김한빈을 얘기해서 YG를 통해 받으려 한 게 아니냐" 등의 추궁을 했다.
이에 한서희는 "처음 조사를 받았을 때 횟수나 이런 진술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몰랐다"며 "(YG에) 도움을 받으려 한 적도 없고, 첫 조사 조서에서 왜 김한빈의 이름이 빠졌는지 저도 의문이다. 그런데 저의 기억에 있는 걸 아니라고 거짓말 할 순 없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의혹이 불거진 후 양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비아이는 아이콘을 탈퇴하고, YG와도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비아이는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