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랄 게 없었던 잭슨홀…엔비디아 꺾이면 랠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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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금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73%, S&P500 0.67%, 나스닥 0.94%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33%(-0.2bp), 2년물 5.078%(5.9bp)
25일(미 동부시간) 오전 10시 5분 시작되는 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지요.
예정보다 3분 정도 빨리 시작된 파월 의장의 연설은 예상과 비슷했고, 새로운 것은 없었습니다. 매파적 측면과 비둘기파적 문장이 골고루 섞여 있었습니다. 작년에 썼던 "고통이 있을 것"이란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매파적 발언>
▶첫 문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 적절하다면 금리를 더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확신할 때까지 제약적 수준에서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경제가 예상만큼 식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징후에 주의하고 있다. 지속해서 추세를 상회하는 성장을 보여주는 추가 증거는 위험에 처한 인플레이션을 더욱 높일 수 있고, 긴축을 정당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미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은 연율 2.4%(잠정)로 집계되었고,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3분기 증가율을 5.9%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성장이 이렇게 강하다면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기 어렵겠지요.
▶파월 의장은 “지난 1년간 노동시장 재균형이 지속했지만 여전히 불완전하다. 긴축된 노동시장이 더 둔화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통화정책 대응을 요구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까지 낮추는 것이 우리 임무이며 그렇게 하겠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일부에서 인플레이션 목표를 3%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2%를 유지했습니다. 그렇다면 더 강하게 긴축해야겠지요.
▶또 항상 그랬듯 “우리 임무를 마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마무리했습니다. →이건 1980년대 초 물가를 안정시켰던 폴 볼커 전 Fed 의장이 좋아하는 말이었습니다.
<비둘기파 발언>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의 균형 회복이(수요 감소, 공급 증가, 임금 인상 완화 등)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질 금리는 이제 플러스이며 주류가 추정하는 중립금리를 훨씬 상회한다. 현재 정책이 제약적이며 경제,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긴축이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지연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그는 금리가 '제약적'이라는 말을 모두 7번 사용했습니다. 금리가 지금 제약적이고, 시차로 인해 추가로 경제 활동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하다면 추가 긴축에 신중을 기하게 되겠죠.
▶그는 “우리는 경제에 불필요한 피해를 끼치지 않고 물가 안정을 회복할 수 있을 만큼의 긴축을 시도하고 있다. 너무 많은 일을 하면 경제에 불필요한 해를 끼칠 수도 있다"라며 과도한 긴축을 경계했습니다.
▶결론에서 "우리는 흐린 하늘 아래 별을 따라 항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다가오는 회의에서 들어오는 데이터 전체와 바뀌는 전망 및 위험을 기반으로 상황을 평가할 것이다. 추가 긴축을 할지, 아니면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추가 데이터를 기다릴지 신중하게(carefully) 결정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 데이터 의존성에 대해 말하면서 신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립금리를 확실히 확인할 수 없으므로 통화정책 제약의 정확한 수준에 대해 항상 불확실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일부에선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라는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경제와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중립금리가 높다면,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중립금리 수준을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넘어간 것이죠. 'Fed의 비공식 대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파월 연설의 핵심 용어'로 '신중하게'(carefully)라는 말을 꼽았습니다. 그는 잭슨홀 연설을 다룬 기사의 제목을 '파월, Fed가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할 것'이라고 달았습니다. 기사에서 그는 "파월이 현재로서는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경제가 둔화하지 않는다면 올해 후반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라고 썼습니다. 그는 "시장은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고 있는데, 파월 의장은 그런 기대를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매파적 요소(성장 반등)와 함께 비둘기파적 요소(긴축의 지연 효과)를 함께 강조하면서 4분기 금리 인상의 문을 열어두었다"라고 총평했습니다.
월가 분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골드만삭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FOMC가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는 FOMC가 궁극적으로 추가 정책 긴축이 불필요하다고 결정해서 7월 금리 인상을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마지막 인상으로 만들 것이라고 계속 예상한다."
▶르네상스 매크로
“파월이 중립적 연설을 했다고 생각한다. Fed는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가 제한적이라고 보고 향후 회의에서 더욱 온건한 접근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신중하게 진행하겠다' '위험 관리' 이런 단어들은 모두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라는 캐치프레이즈이다."
▶JP모건
“경보도 없고 놀라움도 없다. 이러한 발언 이후에도 우리는 Fed가 여전히 기준금리를 장기적으로 동결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지금부터 FOMC가 열리는 9월 20일 사이의 데이터가 뜨거워지면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할 위험이 있다.”
▶모건스탠리
“인내심을 강조한 연설이다. 파월 의장은 정책이 이미 매우 제한적이라고 생각하며, 데이터를 볼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따라서 금리를 더 높이 인상할 것인지 아니면 더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인지 Fed는 시간이 필요하다."
▶ING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이 제약적이며 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신중하게 진행할 것임을 알렸다. 9월 인상은 멈출 수 있지만 견고한 성장은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뜻한다. 시장은 최종 인상 가능성을 50-50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금리가 아마도 최고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잭슨홀 연설이 끝나갈 무렵 채권 시장에서 갑자기 금리가 뛰었습니다.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는 2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9bp 넘게 상승해 오전 10시 32분께 5.106%까지 치솟았습니다. 2006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10년물 금리도 4.279%까지 뛰어올랐습니다. 국채 금리가 뛰자 주식시장은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설이 끝나가던 10시 40분께 주요 지수는 모두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매파와 비둘기파적 요소가 포함된 다소 균형 잡힌 것이었다"라고 밝혔듯 파월의 연설은 매파 일색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왜 채권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을까요? 한 채권 트레이더는 "파월 의장은 하던 말을 계속했고 뻔한 말을 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으로 민감해진 트레이더들이 매파적 측면에 더 주목했던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약간 매파적 측면이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을 보면 Fed가 9월에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은 약 80%입니다. 하지만 11월에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약 57.5%(하루 전 49.3%, 일주일 전 36.5%)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치솟을 정도는 아니었죠. 시간이 흐르자 지나쳤던 과민 반응은 가라앉았습니다. 금리는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주가도 다시 반등했습니다. 2년물 금리는 오후 4시 30분께 전장보다 5.9bp 오른 5.078%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은 0.2bp 내린 4.233%를 기록했습니다. 다우는 0.73%, S&P500 지수는 0.67% 상승했고 나스닥은 0.94%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기 금리가 안정되고, 잭슨홀 공포도 걷히자 빅테크가 약진하면서 나스닥이 상대적으로 더 오른 것입니다. 애플이 1.26% 상승했고 테슬라는 3.72%나 반등했습니다. 아마존은 1.08%, 마이크로소프트는 0.94%, 올랐습니다.
주목할만한 건 엔비디아가 2.43% 급락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수요일 저녁 환상적 실적을 내놓았지만, 어제 0.1% 상승에 그친 데 이어 오늘은 큰 폭으로 내린 것이죠.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전체 매출의 80%가량)은 정말 대단합니다. 2분기 103억 달러로 1년 전(38억6000만 달러), 지난 1부기(42억 8400만 달러)의 2~3배에 달합니다. 그런데 주가는 왜 이럴까요? "올해 들어 이미 3배 이상 올랐다", "기관 대부분이 이미 충분히 포지션을 확보해서 추가 매수가 없다"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일부에선 "이런 매출 증가세가 계속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내놓습니다. 매년 몇 배씩 늘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지난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의 가장 큰 수혜자였던 시스코가 그랬습니다. 인터넷 확산의 최대 수혜 기업이었던 시스코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매출이 64억 달러에서 190억 달러로 3배 폭증했습니다. 그 사이 주가는 10배가 넘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닷컴버블이 붕괴하고 경기가 냉각되자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매출은 하나도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시스코의 주가는 2001년 정확히 6개월 동안 78% 폭락했고, 이후 15년간 옆으로 기었고, 2017년부터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닷컴버블 때 기록한 고점 아래에 머물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관련 월가에서는 유명한 두 명의 투자자를 비교한 자료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난 1분기부터 엔비디아를 매집해왔습니다. 그는 95만 주를 샀는데 평균 매입 단가는 197달러입니다. 그는 거의 3억 달러에 가까운 차익을 거둔 상태입니다. 반면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는 한때 엔비디아 80만 주 이상을 보유했지만 작년 말 다 처분했습니다. 매입가격은 평균 182달러로 추정되는데, 매도가격은 130달러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AI 붐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맥을 못추자 시장 랠리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굉장한 실적 보고에도 어제 증시가 하락한 것과 관련, 올해 랠리는 지쳤고 이는 더 많은 하락이 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엔비디아 뉴스는 그보다 더 좋을 것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하지만 증시를 부양하는 데 실패했고 이는 기술적으로 랠리가 지쳤다는 또 하나의 신호"라면서 "이제 우리는 투자자들을 흥분시킬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무엇이 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장기 금리 상승과 중앙은행들의 양적긴축(QT)에 따른 유동성 감소의 영향이 뚜렷해지면서 하반기에는 AI 붐에 따른 주가 상승세가 사라지리라 전망했습니다. 지난 15년을 돌아보면 중앙은행들이 공급하는 유동성과 나스닥 사이의 상관관계가 크다는 것이죠. 그런데 올해 중앙은행들의 대차대조표가 3조 달러 감소했지만, 나스닥은 크게 올랐습니다. 하넷 전략가는 "하반기는 새로운 AI 지배의 시대라기보다는 기술주 어려움의 시기라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펀드스트랫은 어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S&P500지수가 8월 18일 장중 최저치인 4335까지 내려가지 않았고, 8월 18일 이후 시장 폭이 개선됐다면서 뉴욕 증시가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어제 매도세가 새로운 저점을 테스트할 만큼 충분히 크지 않았다는 것이죠.
다만 투자자들의 머릿속에는 떠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주 시작되는 9월의 나쁜 계절성입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9월 한 달간 S&P 500의 평균 수익률은 -0.73%입니다. 그리고 9월에 주가가 오를 확률은 44%에 불과합니다. 다음주에는 중요한 데이터가 쏟아집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고용 관련 데이터가 많습니다. 이들 데이터가 예상보다 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시장은 힘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29일에는 7월 구인 이직보고서(JOLTS)에서 채용공고 수치가 나옵니다. 31일에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데이터가 발표됩니다. Fed의 벤치마크인 근원 PCE 물가의 경우 6월엔 4.1% 상승했었는데, 오늘 파월 의장은 4.3%로 예측했습니다. 반등한다는 뜻입니다. 1일에는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월가는 비농업 신규고용이 17만 개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7월 18만7000개보다 둔화하는 것입니다.
또 주말(27~30일)에는 미·중 관계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입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간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합니다.
31일에는 유로존에서 8월 소비자물가 데이터가 나오고, 중국에서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73%, S&P500 0.67%, 나스닥 0.94%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33%(-0.2bp), 2년물 5.078%(5.9bp)
25일(미 동부시간) 오전 10시 5분 시작되는 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지요.
예정보다 3분 정도 빨리 시작된 파월 의장의 연설은 예상과 비슷했고, 새로운 것은 없었습니다. 매파적 측면과 비둘기파적 문장이 골고루 섞여 있었습니다. 작년에 썼던 "고통이 있을 것"이란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매파적 발언>
▶첫 문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 적절하다면 금리를 더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확신할 때까지 제약적 수준에서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경제가 예상만큼 식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징후에 주의하고 있다. 지속해서 추세를 상회하는 성장을 보여주는 추가 증거는 위험에 처한 인플레이션을 더욱 높일 수 있고, 긴축을 정당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미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은 연율 2.4%(잠정)로 집계되었고,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3분기 증가율을 5.9%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성장이 이렇게 강하다면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기 어렵겠지요.
▶파월 의장은 “지난 1년간 노동시장 재균형이 지속했지만 여전히 불완전하다. 긴축된 노동시장이 더 둔화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통화정책 대응을 요구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까지 낮추는 것이 우리 임무이며 그렇게 하겠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일부에서 인플레이션 목표를 3%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2%를 유지했습니다. 그렇다면 더 강하게 긴축해야겠지요.
▶또 항상 그랬듯 “우리 임무를 마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마무리했습니다. →이건 1980년대 초 물가를 안정시켰던 폴 볼커 전 Fed 의장이 좋아하는 말이었습니다.
<비둘기파 발언>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의 균형 회복이(수요 감소, 공급 증가, 임금 인상 완화 등)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질 금리는 이제 플러스이며 주류가 추정하는 중립금리를 훨씬 상회한다. 현재 정책이 제약적이며 경제,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긴축이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지연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그는 금리가 '제약적'이라는 말을 모두 7번 사용했습니다. 금리가 지금 제약적이고, 시차로 인해 추가로 경제 활동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하다면 추가 긴축에 신중을 기하게 되겠죠.
▶그는 “우리는 경제에 불필요한 피해를 끼치지 않고 물가 안정을 회복할 수 있을 만큼의 긴축을 시도하고 있다. 너무 많은 일을 하면 경제에 불필요한 해를 끼칠 수도 있다"라며 과도한 긴축을 경계했습니다.
▶결론에서 "우리는 흐린 하늘 아래 별을 따라 항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다가오는 회의에서 들어오는 데이터 전체와 바뀌는 전망 및 위험을 기반으로 상황을 평가할 것이다. 추가 긴축을 할지, 아니면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추가 데이터를 기다릴지 신중하게(carefully) 결정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 데이터 의존성에 대해 말하면서 신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립금리를 확실히 확인할 수 없으므로 통화정책 제약의 정확한 수준에 대해 항상 불확실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일부에선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라는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경제와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중립금리가 높다면,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중립금리 수준을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넘어간 것이죠. 'Fed의 비공식 대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파월 연설의 핵심 용어'로 '신중하게'(carefully)라는 말을 꼽았습니다. 그는 잭슨홀 연설을 다룬 기사의 제목을 '파월, Fed가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할 것'이라고 달았습니다. 기사에서 그는 "파월이 현재로서는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경제가 둔화하지 않는다면 올해 후반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라고 썼습니다. 그는 "시장은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고 있는데, 파월 의장은 그런 기대를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매파적 요소(성장 반등)와 함께 비둘기파적 요소(긴축의 지연 효과)를 함께 강조하면서 4분기 금리 인상의 문을 열어두었다"라고 총평했습니다.
월가 분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골드만삭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FOMC가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는 FOMC가 궁극적으로 추가 정책 긴축이 불필요하다고 결정해서 7월 금리 인상을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마지막 인상으로 만들 것이라고 계속 예상한다."
▶르네상스 매크로
“파월이 중립적 연설을 했다고 생각한다. Fed는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가 제한적이라고 보고 향후 회의에서 더욱 온건한 접근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신중하게 진행하겠다' '위험 관리' 이런 단어들은 모두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라는 캐치프레이즈이다."
▶JP모건
“경보도 없고 놀라움도 없다. 이러한 발언 이후에도 우리는 Fed가 여전히 기준금리를 장기적으로 동결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지금부터 FOMC가 열리는 9월 20일 사이의 데이터가 뜨거워지면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할 위험이 있다.”
▶모건스탠리
“인내심을 강조한 연설이다. 파월 의장은 정책이 이미 매우 제한적이라고 생각하며, 데이터를 볼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따라서 금리를 더 높이 인상할 것인지 아니면 더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인지 Fed는 시간이 필요하다."
▶ING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이 제약적이며 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신중하게 진행할 것임을 알렸다. 9월 인상은 멈출 수 있지만 견고한 성장은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뜻한다. 시장은 최종 인상 가능성을 50-50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금리가 아마도 최고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잭슨홀 연설이 끝나갈 무렵 채권 시장에서 갑자기 금리가 뛰었습니다.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는 2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9bp 넘게 상승해 오전 10시 32분께 5.106%까지 치솟았습니다. 2006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10년물 금리도 4.279%까지 뛰어올랐습니다. 국채 금리가 뛰자 주식시장은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설이 끝나가던 10시 40분께 주요 지수는 모두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매파와 비둘기파적 요소가 포함된 다소 균형 잡힌 것이었다"라고 밝혔듯 파월의 연설은 매파 일색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왜 채권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을까요? 한 채권 트레이더는 "파월 의장은 하던 말을 계속했고 뻔한 말을 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으로 민감해진 트레이더들이 매파적 측면에 더 주목했던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약간 매파적 측면이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을 보면 Fed가 9월에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은 약 80%입니다. 하지만 11월에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약 57.5%(하루 전 49.3%, 일주일 전 36.5%)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치솟을 정도는 아니었죠. 시간이 흐르자 지나쳤던 과민 반응은 가라앉았습니다. 금리는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주가도 다시 반등했습니다. 2년물 금리는 오후 4시 30분께 전장보다 5.9bp 오른 5.078%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은 0.2bp 내린 4.233%를 기록했습니다. 다우는 0.73%, S&P500 지수는 0.67% 상승했고 나스닥은 0.94%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기 금리가 안정되고, 잭슨홀 공포도 걷히자 빅테크가 약진하면서 나스닥이 상대적으로 더 오른 것입니다. 애플이 1.26% 상승했고 테슬라는 3.72%나 반등했습니다. 아마존은 1.08%, 마이크로소프트는 0.94%, 올랐습니다.
주목할만한 건 엔비디아가 2.43% 급락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수요일 저녁 환상적 실적을 내놓았지만, 어제 0.1% 상승에 그친 데 이어 오늘은 큰 폭으로 내린 것이죠.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전체 매출의 80%가량)은 정말 대단합니다. 2분기 103억 달러로 1년 전(38억6000만 달러), 지난 1부기(42억 8400만 달러)의 2~3배에 달합니다. 그런데 주가는 왜 이럴까요? "올해 들어 이미 3배 이상 올랐다", "기관 대부분이 이미 충분히 포지션을 확보해서 추가 매수가 없다"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일부에선 "이런 매출 증가세가 계속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내놓습니다. 매년 몇 배씩 늘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지난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의 가장 큰 수혜자였던 시스코가 그랬습니다. 인터넷 확산의 최대 수혜 기업이었던 시스코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매출이 64억 달러에서 190억 달러로 3배 폭증했습니다. 그 사이 주가는 10배가 넘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닷컴버블이 붕괴하고 경기가 냉각되자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매출은 하나도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시스코의 주가는 2001년 정확히 6개월 동안 78% 폭락했고, 이후 15년간 옆으로 기었고, 2017년부터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닷컴버블 때 기록한 고점 아래에 머물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관련 월가에서는 유명한 두 명의 투자자를 비교한 자료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난 1분기부터 엔비디아를 매집해왔습니다. 그는 95만 주를 샀는데 평균 매입 단가는 197달러입니다. 그는 거의 3억 달러에 가까운 차익을 거둔 상태입니다. 반면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는 한때 엔비디아 80만 주 이상을 보유했지만 작년 말 다 처분했습니다. 매입가격은 평균 182달러로 추정되는데, 매도가격은 130달러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AI 붐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맥을 못추자 시장 랠리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굉장한 실적 보고에도 어제 증시가 하락한 것과 관련, 올해 랠리는 지쳤고 이는 더 많은 하락이 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엔비디아 뉴스는 그보다 더 좋을 것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하지만 증시를 부양하는 데 실패했고 이는 기술적으로 랠리가 지쳤다는 또 하나의 신호"라면서 "이제 우리는 투자자들을 흥분시킬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무엇이 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장기 금리 상승과 중앙은행들의 양적긴축(QT)에 따른 유동성 감소의 영향이 뚜렷해지면서 하반기에는 AI 붐에 따른 주가 상승세가 사라지리라 전망했습니다. 지난 15년을 돌아보면 중앙은행들이 공급하는 유동성과 나스닥 사이의 상관관계가 크다는 것이죠. 그런데 올해 중앙은행들의 대차대조표가 3조 달러 감소했지만, 나스닥은 크게 올랐습니다. 하넷 전략가는 "하반기는 새로운 AI 지배의 시대라기보다는 기술주 어려움의 시기라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펀드스트랫은 어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S&P500지수가 8월 18일 장중 최저치인 4335까지 내려가지 않았고, 8월 18일 이후 시장 폭이 개선됐다면서 뉴욕 증시가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어제 매도세가 새로운 저점을 테스트할 만큼 충분히 크지 않았다는 것이죠.
다만 투자자들의 머릿속에는 떠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주 시작되는 9월의 나쁜 계절성입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9월 한 달간 S&P 500의 평균 수익률은 -0.73%입니다. 그리고 9월에 주가가 오를 확률은 44%에 불과합니다. 다음주에는 중요한 데이터가 쏟아집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고용 관련 데이터가 많습니다. 이들 데이터가 예상보다 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시장은 힘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29일에는 7월 구인 이직보고서(JOLTS)에서 채용공고 수치가 나옵니다. 31일에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데이터가 발표됩니다. Fed의 벤치마크인 근원 PCE 물가의 경우 6월엔 4.1% 상승했었는데, 오늘 파월 의장은 4.3%로 예측했습니다. 반등한다는 뜻입니다. 1일에는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월가는 비농업 신규고용이 17만 개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7월 18만7000개보다 둔화하는 것입니다.
또 주말(27~30일)에는 미·중 관계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입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간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합니다.
31일에는 유로존에서 8월 소비자물가 데이터가 나오고, 중국에서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