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제한·경기침체 등 원인"…시행자, 수의계약 공급 추진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는 경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내에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입주하는 협력화단지가 2차례 분양 공고에도 35%가량 미분양된 것으로 파악됐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협력화단지, 2차례 공모에도 35% 미분양
2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협력화단지는 반도체클러스터 산단 내 SK하이닉스 공장 인근 55개 필지(45만1천㎡)로 이뤄져 있다.

이 중 37개 필지(31만6천㎡)는 분양 대상, 18개 필지(13만5천㎡)는 임대 대상이다.

이곳에 입주하려면 해당 업체가 소재·부품·장비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 민·관으로 구성된 입주기업선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입주기업선정위는 경기도와 용인시 등 관계 공무원, 관련 학계 전문가, 반도체협회 관계자, SK하이닉스 임직원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시행자인 용인일반산단㈜은 지난 4월부터 '산업시설용지 분양 공고'를 내고 분양 대상인 37개 필지에 대한 입주 업체 선정 절차를 개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2차례에 걸친 분양 공고에서도 13개 필지(35%)가 미분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나머지 24개 필지에는 총 22개 기업이 분양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용인시는 협력화단지 미분양에 대해 반도체 관련 첨단기업으로 입주 업종이 제한된 데다 최근 고금리 등 경기 침체로 기업이 투자를 꺼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한 수도권 규제에 따라 타지역 소부장 기업이 용인시 협력화단지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이 제한된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이에 용인시는 현재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규제 완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시행자 측은 분양 완료를 위해 이달 8일부터 일부 필지에 대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입주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수의계약 방식이더라도 입주선정위 심사는 거쳐야 하지만, 입주 신청 업체에 대해 건별 심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일정 기간 입주 신청 기업을 모집해 한꺼번에 심사하는 '공고'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입주 업종 제한, 경기 침체, 수도권 규제 등으로 일부 필지에 미분양이 난 것으로 보인다"며 "협력화단지가 반도체 관련 기업 집적화를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성되는 만큼 입주 희망 기업이 규제에 막혀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없게 규제 완화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단은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일원 415만㎡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약 120조원을 투자해 4개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