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20년' 일본, K팝 인기 활활…4세대 아이돌 종횡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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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K팝 최대 해외 시장…아이브·에스파 등 TV·공연서 활약
한류 팬 10대까지 폭넓어져…한일 관계 개선·비자 완화 등 호재 한류 열풍이 시작된 지 20년을 맞은 일본에서 K팝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이브와 르세라핌 등 4세대 K팝 걸그룹이 인기 바통을 넘겨받으며 한류 열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 등 신흥 K팝 시장의 부상에도 '안정적인' K팝 최대 해외 판로로 꼽힌다.
특히 최근 한일 관계 개선으로 TV 출연 등이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해지고, 신인 대상 비자 발급도 완화되면서 미래 전망도 밝다는 관측이 나온다.
◇ 보아·동방신기에서…아이브·에스파·뉴진스 등 4세대 '우뚝'
지금 일본에선 아이브, 에스파, 르세라핌, 뉴진스 등을 일컫는 이른바 '4세대 K팝 걸그룹'의 활약이 눈부시다.
아이브와 르세라핌은 지난해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가수들만 출연한다는 NHK 연말 음악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 출연했다.
에스파는 이달 데뷔 2년 9개월 만에 '꿈의 무대'로 불리는 일본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이틀간 9만 관객을 모았다.
이는 일본 출신이 아닌 해외 가수로서는 데뷔 이후 가장 빨리 도쿄돔에 입성한 기록이다.
또 뉴진스는 일본 대규모 음악 축제 '서머소닉 2023'의 메인 스테이지에 올라 3만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03년 KBS 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에 한류 열풍이 촉발된지 꼭 20년이 됐지만, 여전히 한류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아시아의 별' 보아가 2002년 정규 1집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로 일본 오리콘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지 21년이 된 해이기도 하다.
이후에도 동방신기는 물론 소녀시대·카라에 이어 방탄소년단(BTS)·세븐틴에 이르기까지 K팝 스타들은 꾸준히 일본 열도에서 사랑받아왔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쟁쟁한 현지 가수를 모두 제치고 2021∼2022년 2년 연속 가수 매출(오리콘 아티스트 세일즈) 1위에 오르는 진기록을 썼다.
2020년 이후에는 아이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4세대 아이돌 그룹이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 일본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K팝 시장…음반 수출액 부동 1위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후 미국과 유럽 시장이 K팝에 활짝 열렸지만, 일본은 여전히 국내 가요 기획사들이 중요시하는 해외 시장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대일(對日) 음반 수출액은 6천363만3천달러(약 843억원)로, 미국(3천94만6천달러·약 410억원)과 중국(2천276만5천달러·약 302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K팝 음반 수출 대상국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가요계에선 '세계 2위' 일본 음악 시장이 지닌 '안정성'에 주목한다.
한 번 팬이 되면 꾸준히 사랑을 주는 공고한 팬덤이 존재하고, 이를 막강한 공연 인프라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0년대 중국 시장이 부상하면서 너도나도 현지에 진출했다가,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순식간에 문화 교류가 끊긴 사건은 정치적 이슈와 무관하게 성장하는 일본 K팝 시장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한 대형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일본은 슈퍼스타든 신인이든 공연을 열 수 있는 인프라와 시스템이 굉장히 잘 갖춰져 있고, 돈을 내고 문화를 즐기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며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음악시장으로, 공략했을 때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는 기반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로 인해 가요계에선 신인이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후 일본에서 첫 외국 현지 음반을 내고, 이후 '팝의 본고장' 미국을 겨냥한 영어곡을 내는 흐름이 정석처럼 돼 있다.
방탄소년단도 미국 진출에 앞서 데뷔 이듬해인 2014년 싱글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으로 일본에 첫발을 디뎠고, 트와이스도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지난 2021년 첫 영어 싱글 '더 필스'(The Feels)를 발표했다.
◇ 한류 팬덤 중고교생까지 폭넓어져…비자 완화 등 호재
한류 열풍 20년을 맞이한 일본에서 앞으로의 20년 전망도 밝다.
대형·중소 기획사를 막론하고 신인들이 계속 일본 시장을 노크하는 데다가, 한류 팬덤이 '겨울연가'를 접한 중장년층부터 르세라핌·뉴진스에 빠진 중고교생까지 세대가 폭넓어진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한일 관계 개선과 일본 정부의 외국 신인 가수에 대한 공연 비자(흥행 비자) 완화 조치도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이달부터 일본에서 하루 보수가 50만엔(약 448만원) 이상인 외국인 공연자에 대한 체재 일수는 종전 15일에서 30일로 늘어나 보다 긴 기간 투어가 가능해졌다.
입석(스탠딩) 공연과 음식물 유상 판매도 허용해 술을 파는 라이브하우스 공연도 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에는 소규모 공연은 출연 외국인의 공연 비자 발급 시 2년 이상 활동 경험 등의 요건이 부과됐지만 주최측 업력이 3년 이상이고 임금 체불 사실이 없으면 가수의 경력은 별도로 묻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특히 소규모 기획사 신인 가수가 일본 진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가 급랭하면서 한동안 K팝 가수들이 일본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K팝 팬덤은 꾸준히 성장했고 일본 현지 공연은 별 제약 없이 열렸다.
현재는 '뮤직스테이션', 'CDTV', 'FNS 가요제', '홍백가합전' 등 주요 주간·연말 음악 프로그램에 K팝 스타들이 자주 출연한다.
르세라핌이 일본 NTV '더 뮤직 데이'에서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을 불렀듯이 일본어 곡이 아닌 한국어 노래로 일본 방송 무대를 꾸미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됐다.
한 유명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가수들도 공연 앞뒤로 하루 이틀을 빼야 하는 미국·유럽보다 거리가 가까워 당일치기도 가능한 일본 일정을 선호한다"며 "제작자들도 하루아침에 닫힐지 모르는 중국 시장보다 일본 혹은 미국·동남아로 진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류 팬 10대까지 폭넓어져…한일 관계 개선·비자 완화 등 호재 한류 열풍이 시작된 지 20년을 맞은 일본에서 K팝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이브와 르세라핌 등 4세대 K팝 걸그룹이 인기 바통을 넘겨받으며 한류 열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 등 신흥 K팝 시장의 부상에도 '안정적인' K팝 최대 해외 판로로 꼽힌다.
특히 최근 한일 관계 개선으로 TV 출연 등이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해지고, 신인 대상 비자 발급도 완화되면서 미래 전망도 밝다는 관측이 나온다.
◇ 보아·동방신기에서…아이브·에스파·뉴진스 등 4세대 '우뚝'
지금 일본에선 아이브, 에스파, 르세라핌, 뉴진스 등을 일컫는 이른바 '4세대 K팝 걸그룹'의 활약이 눈부시다.
아이브와 르세라핌은 지난해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가수들만 출연한다는 NHK 연말 음악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 출연했다.
에스파는 이달 데뷔 2년 9개월 만에 '꿈의 무대'로 불리는 일본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이틀간 9만 관객을 모았다.
이는 일본 출신이 아닌 해외 가수로서는 데뷔 이후 가장 빨리 도쿄돔에 입성한 기록이다.
또 뉴진스는 일본 대규모 음악 축제 '서머소닉 2023'의 메인 스테이지에 올라 3만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03년 KBS 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에 한류 열풍이 촉발된지 꼭 20년이 됐지만, 여전히 한류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아시아의 별' 보아가 2002년 정규 1집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로 일본 오리콘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지 21년이 된 해이기도 하다.
이후에도 동방신기는 물론 소녀시대·카라에 이어 방탄소년단(BTS)·세븐틴에 이르기까지 K팝 스타들은 꾸준히 일본 열도에서 사랑받아왔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쟁쟁한 현지 가수를 모두 제치고 2021∼2022년 2년 연속 가수 매출(오리콘 아티스트 세일즈) 1위에 오르는 진기록을 썼다.
2020년 이후에는 아이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4세대 아이돌 그룹이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 일본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K팝 시장…음반 수출액 부동 1위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후 미국과 유럽 시장이 K팝에 활짝 열렸지만, 일본은 여전히 국내 가요 기획사들이 중요시하는 해외 시장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대일(對日) 음반 수출액은 6천363만3천달러(약 843억원)로, 미국(3천94만6천달러·약 410억원)과 중국(2천276만5천달러·약 302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K팝 음반 수출 대상국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가요계에선 '세계 2위' 일본 음악 시장이 지닌 '안정성'에 주목한다.
한 번 팬이 되면 꾸준히 사랑을 주는 공고한 팬덤이 존재하고, 이를 막강한 공연 인프라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0년대 중국 시장이 부상하면서 너도나도 현지에 진출했다가,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순식간에 문화 교류가 끊긴 사건은 정치적 이슈와 무관하게 성장하는 일본 K팝 시장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한 대형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일본은 슈퍼스타든 신인이든 공연을 열 수 있는 인프라와 시스템이 굉장히 잘 갖춰져 있고, 돈을 내고 문화를 즐기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며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음악시장으로, 공략했을 때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는 기반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로 인해 가요계에선 신인이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후 일본에서 첫 외국 현지 음반을 내고, 이후 '팝의 본고장' 미국을 겨냥한 영어곡을 내는 흐름이 정석처럼 돼 있다.
방탄소년단도 미국 진출에 앞서 데뷔 이듬해인 2014년 싱글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으로 일본에 첫발을 디뎠고, 트와이스도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지난 2021년 첫 영어 싱글 '더 필스'(The Feels)를 발표했다.
◇ 한류 팬덤 중고교생까지 폭넓어져…비자 완화 등 호재
한류 열풍 20년을 맞이한 일본에서 앞으로의 20년 전망도 밝다.
대형·중소 기획사를 막론하고 신인들이 계속 일본 시장을 노크하는 데다가, 한류 팬덤이 '겨울연가'를 접한 중장년층부터 르세라핌·뉴진스에 빠진 중고교생까지 세대가 폭넓어진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한일 관계 개선과 일본 정부의 외국 신인 가수에 대한 공연 비자(흥행 비자) 완화 조치도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이달부터 일본에서 하루 보수가 50만엔(약 448만원) 이상인 외국인 공연자에 대한 체재 일수는 종전 15일에서 30일로 늘어나 보다 긴 기간 투어가 가능해졌다.
입석(스탠딩) 공연과 음식물 유상 판매도 허용해 술을 파는 라이브하우스 공연도 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에는 소규모 공연은 출연 외국인의 공연 비자 발급 시 2년 이상 활동 경험 등의 요건이 부과됐지만 주최측 업력이 3년 이상이고 임금 체불 사실이 없으면 가수의 경력은 별도로 묻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특히 소규모 기획사 신인 가수가 일본 진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가 급랭하면서 한동안 K팝 가수들이 일본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K팝 팬덤은 꾸준히 성장했고 일본 현지 공연은 별 제약 없이 열렸다.
현재는 '뮤직스테이션', 'CDTV', 'FNS 가요제', '홍백가합전' 등 주요 주간·연말 음악 프로그램에 K팝 스타들이 자주 출연한다.
르세라핌이 일본 NTV '더 뮤직 데이'에서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을 불렀듯이 일본어 곡이 아닌 한국어 노래로 일본 방송 무대를 꾸미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됐다.
한 유명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가수들도 공연 앞뒤로 하루 이틀을 빼야 하는 미국·유럽보다 거리가 가까워 당일치기도 가능한 일본 일정을 선호한다"며 "제작자들도 하루아침에 닫힐지 모르는 중국 시장보다 일본 혹은 미국·동남아로 진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