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푸바오"…판다 중국 귀환은 멸종위기종 보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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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2천400마리…IUCN 적색목록 '취약'·CITES 부속서Ⅰ
인간활동·기후변화로 개체수 감소…'쓰촨 대지진'도 영향
최재천 교수 "또래 만나 짝짓기하려면 보내주는 게 맞다" 내년이면 중국으로 가야 하는 자이언트판다 '푸바오'. 자이언트판다는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27일 세계자연기금(WWF)과 에버랜드 등에 따르면 야생 자이언트판다는 1천800여마리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원에 사는 판다는 600마리 정도다.
한국을 포함해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네덜란드, 러시아, 싱가포르, 스페인, 대만, 태국, 영국, 미국 등 21개국에서 자이언트판다를 볼 수 있다.
과거 중국 양쯔강과 황허 유역, 베트남 북부, 미얀마 북부에도 분포했던 야생 자이언트판다는 오늘날 중국 쓰촨(四川)성, 산시(陝西)성, 간쑤(甘肅)성에만 서식한다.
이 중에서도 2006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 보호구역이 최대 서식지다.
판다를 멸종위기로 몰아넣은 최대 천적은 인간이다.
인간은 도로를 놓고 댐을 만들며 판다 서식지를 파괴했다.
대나무숲은 논밭으로 바뀌었다.
판다는 곤충과 꿀 따위를 먹기도 하지만 주식인 대나무가 사라지니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기후변화도 판다에게 영향을 줬다.
판다 주식인 대나무는 종에 따라 15∼120년에 한 번씩 꽃을 피우기 때문에 변화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
실제로 친링과 다샹링 등지에서는 대나무숲 면적이 줄어들고 종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판다가 먹는 대나무는 전체 1천250종 가운데 25종에 불과하기 때문에 종다양성 감소에도 적잖이 영향받는다. 쓰촨성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진도 문제였다.
미국생태학회 발표에 따르면 2008년 5월 쓰촨성에서 발생한 규모 8.0 대지진에 판다 서식지 23%, 야생 자이언트판다 60%가 영향을 받았다.
자이언트판다는 성욕이 없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동물원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낸 오해다.
야생 자이언트판다는 다른 곰과 동물처럼 평소 단독생활을 하지만, 번식기인 3∼5월이 되면 짝을 찾기 위해 무리를 형성한다.
그러나 한두마리밖에 없는 동물원은 만남의 장소가 되기 어렵다.
물론 가임기간이 1년에 2∼3일로 짧긴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자이언트판다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 등급으로 분류됐다.
개체수가 회복되면서 '취약'(VU)으로 한단계 하향되긴 했다.
자이언트판다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도 올라 있다.
CITES는 국제적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 필요에 따라 부속서Ⅰ, Ⅱ, Ⅲ로 나눈다.
부속서Ⅰ에 오른 종은 상업적 거래를 원칙적으로 할 수 없다.
학술연구를 위한 거래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부속서Ⅱ에 등재되면 국제거래를 할 때 수출국과 수입국에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부속서Ⅲ에는 '당사국이 관할 안에서 과도한 이용을 방지하고자 국제거래 규제를 요청한 종'이 들어간다. CITES 가입국은 184곳이다.
중국도 1981년 가입했다.
중국은 CITES에 가입하기 전까지는 각국에 자이언트 판다를 선물하며 이른바 '판다 외교'를 펼쳤다.
대표적으로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데탕트 시대가 열렸을 당시 중국은 미국에 자이언트판다 부부를 보낸 적 있다.
중국은 1981년 CITES에 가입하면서 자이언트판다를 선물하는 대신 임대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임대료는 한 마리당 1년에 100만달러(약 13억3천만원)로 정해져 있으며 자이언트판다 보호 연구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학술연구 목적 거래'가 성립된다.
임대 중인 자이언트판다가 폐사하면 보상해야 한다.
태국 치앙마이 동물원은 올해 5월 자이언트판다 '린후이'가 사망하면서 중국에 보상금 1천500만밧(약 5억7천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새끼 자이언트판다가 태어날 때도 최소 20만달러(약 2억7천만원)를 낸다.
여기에 더해 새끼 자이언트판다는 4살이 되기 전까지 중국으로 가야 한다.
에버랜드는 2020년 7월 20일 태어난 푸바오를 2024년 7월 20일까지 중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협의를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 등과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새끼 자이언트판다가 중국에 가는 데는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다.
4∼8살이면 성적으로 성숙해져 번식을 할 수 있게 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푸바오가 한국에 있으면 또래를 못 만난다.
중국에 가서 또래도 만나고 짝짓기도 해야 하니 보내주는 게 맞다"라며 "언젠가 다시 돌아와 줘도 좋지 않겠냐고 생각은 해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동물학계에서는 자이언트판다 배설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서남과학기술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셀룰로오스' 3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이언트판다 똥으로 합성한 니트로셀룰로오스 추진제는 분해열과 연소율 등에서 목화로 만든 것보다 뛰어났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차이는 매우 작지만, 배설물이 목화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라며 "배설물을 재사용해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인간활동·기후변화로 개체수 감소…'쓰촨 대지진'도 영향
최재천 교수 "또래 만나 짝짓기하려면 보내주는 게 맞다" 내년이면 중국으로 가야 하는 자이언트판다 '푸바오'. 자이언트판다는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27일 세계자연기금(WWF)과 에버랜드 등에 따르면 야생 자이언트판다는 1천800여마리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원에 사는 판다는 600마리 정도다.
한국을 포함해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네덜란드, 러시아, 싱가포르, 스페인, 대만, 태국, 영국, 미국 등 21개국에서 자이언트판다를 볼 수 있다.
과거 중국 양쯔강과 황허 유역, 베트남 북부, 미얀마 북부에도 분포했던 야생 자이언트판다는 오늘날 중국 쓰촨(四川)성, 산시(陝西)성, 간쑤(甘肅)성에만 서식한다.
이 중에서도 2006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 보호구역이 최대 서식지다.
판다를 멸종위기로 몰아넣은 최대 천적은 인간이다.
인간은 도로를 놓고 댐을 만들며 판다 서식지를 파괴했다.
대나무숲은 논밭으로 바뀌었다.
판다는 곤충과 꿀 따위를 먹기도 하지만 주식인 대나무가 사라지니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기후변화도 판다에게 영향을 줬다.
판다 주식인 대나무는 종에 따라 15∼120년에 한 번씩 꽃을 피우기 때문에 변화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
실제로 친링과 다샹링 등지에서는 대나무숲 면적이 줄어들고 종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판다가 먹는 대나무는 전체 1천250종 가운데 25종에 불과하기 때문에 종다양성 감소에도 적잖이 영향받는다. 쓰촨성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진도 문제였다.
미국생태학회 발표에 따르면 2008년 5월 쓰촨성에서 발생한 규모 8.0 대지진에 판다 서식지 23%, 야생 자이언트판다 60%가 영향을 받았다.
자이언트판다는 성욕이 없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동물원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낸 오해다.
야생 자이언트판다는 다른 곰과 동물처럼 평소 단독생활을 하지만, 번식기인 3∼5월이 되면 짝을 찾기 위해 무리를 형성한다.
그러나 한두마리밖에 없는 동물원은 만남의 장소가 되기 어렵다.
물론 가임기간이 1년에 2∼3일로 짧긴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자이언트판다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 등급으로 분류됐다.
개체수가 회복되면서 '취약'(VU)으로 한단계 하향되긴 했다.
자이언트판다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도 올라 있다.
CITES는 국제적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 필요에 따라 부속서Ⅰ, Ⅱ, Ⅲ로 나눈다.
부속서Ⅰ에 오른 종은 상업적 거래를 원칙적으로 할 수 없다.
학술연구를 위한 거래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부속서Ⅱ에 등재되면 국제거래를 할 때 수출국과 수입국에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부속서Ⅲ에는 '당사국이 관할 안에서 과도한 이용을 방지하고자 국제거래 규제를 요청한 종'이 들어간다. CITES 가입국은 184곳이다.
중국도 1981년 가입했다.
중국은 CITES에 가입하기 전까지는 각국에 자이언트 판다를 선물하며 이른바 '판다 외교'를 펼쳤다.
대표적으로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데탕트 시대가 열렸을 당시 중국은 미국에 자이언트판다 부부를 보낸 적 있다.
중국은 1981년 CITES에 가입하면서 자이언트판다를 선물하는 대신 임대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임대료는 한 마리당 1년에 100만달러(약 13억3천만원)로 정해져 있으며 자이언트판다 보호 연구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학술연구 목적 거래'가 성립된다.
임대 중인 자이언트판다가 폐사하면 보상해야 한다.
태국 치앙마이 동물원은 올해 5월 자이언트판다 '린후이'가 사망하면서 중국에 보상금 1천500만밧(약 5억7천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새끼 자이언트판다가 태어날 때도 최소 20만달러(약 2억7천만원)를 낸다.
여기에 더해 새끼 자이언트판다는 4살이 되기 전까지 중국으로 가야 한다.
에버랜드는 2020년 7월 20일 태어난 푸바오를 2024년 7월 20일까지 중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협의를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 등과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새끼 자이언트판다가 중국에 가는 데는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다.
4∼8살이면 성적으로 성숙해져 번식을 할 수 있게 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푸바오가 한국에 있으면 또래를 못 만난다.
중국에 가서 또래도 만나고 짝짓기도 해야 하니 보내주는 게 맞다"라며 "언젠가 다시 돌아와 줘도 좋지 않겠냐고 생각은 해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동물학계에서는 자이언트판다 배설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서남과학기술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셀룰로오스' 3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이언트판다 똥으로 합성한 니트로셀룰로오스 추진제는 분해열과 연소율 등에서 목화로 만든 것보다 뛰어났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차이는 매우 작지만, 배설물이 목화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라며 "배설물을 재사용해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