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분쟁 급증하는데…금감원 민원 처리는 더 느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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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로 민원 2배 늘었는데
'인용'까지 평균 139일이나 걸려
"소비자 보호, 금감원 핵심 임무"
'인용'까지 평균 139일이나 걸려
"소비자 보호, 금감원 핵심 임무"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으로 주식시장 분쟁이 급증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관련 민원 처리가 4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의 핵심 업무인 금융소비자 보호가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금융투자(주식, 채권 등) 분쟁 민원 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 민원을 ‘인용’ 결정하는 데까지 평균 139일이 걸렸다. 이 기간은 2020년 46일에서 2021년 127일, 지난해 138일 등으로 매년 길어졌다. 3년 사이 소요 기간이 약 세 배로 늘어났다.
민원 처리 거부인 ‘기각’은 올 상반기에 평균 143일, ‘각하’는 177일 소요됐다. 이 역시 2020년의 기각 99일, 각하 102일에 비해 1.5배가량으로 늘어났다.
금융투자 관련 민원 건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2020년 1394건이던 민원은 2021년 2834건, 작년 3123건, 올 상반기 1723건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금감원 내 금융투자 민원 담당 인력은 2020년 10명에서 현재 12명으로 두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감원의 민원 처리 속도는 다른 기관에 비해서도 느렸다. 윤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받은 공공기관 민원 처리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금감원의 민원 처리기간 준수율은 자체 민원 접수 시스템을 쓰는 12개 기관 가운데 최하위였다. 12개 기관의 처리기간 준수율 평균은 94.5%였으나 금감원은 78.8%로 평균에 크게 미달했다.
윤 의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감원의 핵심 임무”라며 “민원 처리 속도를 지금보다 두 배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2019년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사모펀드 관련 민원이 급증해 분쟁 조정 기간이 길어진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2020년까지는 사모펀드 분쟁 사건이 거의 없었지만 2021년부터 전체 금융투자 민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다. 사모펀드 사건은 다른 분쟁에 비해 사실관계 조사와 확정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금융투자(주식, 채권 등) 분쟁 민원 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 민원을 ‘인용’ 결정하는 데까지 평균 139일이 걸렸다. 이 기간은 2020년 46일에서 2021년 127일, 지난해 138일 등으로 매년 길어졌다. 3년 사이 소요 기간이 약 세 배로 늘어났다.
민원 처리 거부인 ‘기각’은 올 상반기에 평균 143일, ‘각하’는 177일 소요됐다. 이 역시 2020년의 기각 99일, 각하 102일에 비해 1.5배가량으로 늘어났다.
금융투자 관련 민원 건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2020년 1394건이던 민원은 2021년 2834건, 작년 3123건, 올 상반기 1723건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금감원 내 금융투자 민원 담당 인력은 2020년 10명에서 현재 12명으로 두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감원의 민원 처리 속도는 다른 기관에 비해서도 느렸다. 윤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받은 공공기관 민원 처리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금감원의 민원 처리기간 준수율은 자체 민원 접수 시스템을 쓰는 12개 기관 가운데 최하위였다. 12개 기관의 처리기간 준수율 평균은 94.5%였으나 금감원은 78.8%로 평균에 크게 미달했다.
윤 의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감원의 핵심 임무”라며 “민원 처리 속도를 지금보다 두 배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2019년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사모펀드 관련 민원이 급증해 분쟁 조정 기간이 길어진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2020년까지는 사모펀드 분쟁 사건이 거의 없었지만 2021년부터 전체 금융투자 민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다. 사모펀드 사건은 다른 분쟁에 비해 사실관계 조사와 확정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