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2%인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과도한 긴축으로 성장 잠재력을 해칠 수 있으니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올리면 고(高)물가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 25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긴축적인 통화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 수준인 2%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릴 수 있도록 전념할 것”이라며 “Fed의 물가 목표치인 2%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추세 이상의 경제 성장이 지속되거나 노동시장 과열이 누그러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같은 날 잭슨홀 회의에서 2%인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 조정에 대한 질문에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올리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정하는 게 물가를 통제하는 열쇠”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게임을 하고 있고 거기에는 규칙이 있다”며 “게임 중간에 규칙을 바꾸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기대 인플레이션을 2%로 고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목표치 상향 조정에 반대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 경제에 타격을 주는 만큼 미국의 일부 학자와 정치인들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2%인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