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작 이후 첫 주말인 지난 26일 야권은 서울 한복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를 규탄했다.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이날 집회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4당과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이 공동 주최했다. 집회에는 경찰 추산 약 7000명, 주최 측 추산 약 5만 명이 참가했다.

집회 맨 앞줄에는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앉았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철회’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쳤다. 집회는 6·15 합창단의 죽창가 합창 공연으로 시작됐다. 합창단은 표지에 ‘윤석열 퇴진’이라고 적힌 악보책을 들고나와 공연했다. 이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주한 일본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다가 체포됐던 대학생,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이 무대에 올라 연설했다. 초등학교 1·2학년 어린이도 무대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일본이 과거 자신들의 작은 이익을 위해 전 세계와 국토를 침범했던 태평양전쟁을 다시 한번 환경 범죄로 일으키려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일본의 패악질을 가장 선두에서 합리화시키고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거센 투쟁으로 윤 정권을 끝장내겠다”고 했다.

27일에는 야당 의원 4명이 일본 후쿠시마현으로 가서 현지에서 열린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해양방류저지 총괄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과 양이원영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 등이다. 집회에는 일본 입헌민주당과 사민당, 공산당 의원들이 자리했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여야가 함께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광우병 괴담 때처럼 지금의 괴담 정치도 머지않아 진실이 드러날 것이나, 무책임한 괴담 선동으로 선량한 어민과 수산업자들이 피눈물 속에 생계를 위협받은 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재영/도병욱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