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미국 공급망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타이 대표는 인도 뉴델리에서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 중국이 희토류의 지배적 위치를 갖고 있다"며 "우리(미국)가 추가 공급망을 만들고 접근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영향력에 전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 대표는 '주요 20개국 비즈니스회의'(B20) 참석차 뉴델리를 방문했다.

타이 대표는 "10여년 전 중국이 희토류 가격을 올리면서 미국의 일부 광산이 다시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중국이 다시 가격을 인하하면서 문을 닫았다"며 "중국이 (희토류 수요의) 수도꼭지를 틀고 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980년 희토류 강국이었지만 환경 오염과 생산성 등을 문제로 현재는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 희토류는 배터리, 풍력발전 터빈, 스마트폰뿐 아니라 첨단 군사 무기의 핵심 부품에도 사용된다.

중국의 자원 전쟁에 대비해 미국과 호주 등이 희토류 생산량을 늘리면서 중국의 희토류 채굴량 점유율은 2017년 79%에서 2021년 60%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희토류 제련(가공) 제품은 여전히 중국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분석이다.

타이 대표는 "중국이 (희토류의) 지배력을 가진 건 자연적인 이점 때문만은 아니다"며 "중국에 희토류가 더 많이 매장된 게 아니라 중국은 조정된 산업 및 무역정책을 통해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5년마다 경제 계획을 세워 꾸준히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왔다는 얘기다.

한편 미·중 간 무역에 대해 타이 대표는 "중국이 (미·중 무역 협상의) 구매 목표를 여전히 달성하지 않고 있다"며 "또 다른 측면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무역이 불균형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에 각종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모습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전년보다 8.3% 증가한 3829억달러에 달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