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위약 대비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의 심부전 관련 증상 및 신체 기능 제한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줄었다.

노보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 2.4mg를 2주 1회 비만을 동반한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한 임상 결과를 유럽심장학회(ESC)에서 발표했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간) 밝혔다.

HFpEF는 숨가쁨, 운동능력 감소, 사지부종 등 일상생활에 미치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전체 심부전 사례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HFpEF 환자의 약 80%는 과체중 또는 비만을 앓고 있다.

임상 1차 지표는 52주차 환자가 작성한 심근병증 설문 점수 ‘KCCQ-CSS’다. 심부전 증상 및 신체기능제한의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2.4mg 투여군에서 0주차 대비 52주차 KCCQ-CSS 점수는 16.6점 늘었다. 위약 투여군은 8.7점 증가했다.

평균 체중 변화는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평균 13.3%, 위약 투여군에서 2.6%가 감소했다. 52주차 기준 6분 걷기거리(6MWD)의 위약군과 투여군의 차이는 20.3m로 확인됐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투여 전 대비 21.5m, 위약 투여군은 1.2m 늘었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안전성도 다시 확인했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위약 대비 심각한 부작용이 적게 관찰됐다.

마틴 랑게 노보노디스크 수석 부사장은 “세마글루타이드 2.4mg이 HFpEF 및 비만 환자의 질병 부담을 상당한 방식으로 완화할 수 있음을 입증해 기쁘다”며 “몇 주 전 발표한 심혈관 결과에 이어 세마글루타이드의 잠재력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HFpEF 및 비만에 대한 임상도 올 4분기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면 내년 상반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적응증 확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호르몬을 모방해 GLP-1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치료용 펩타이드다. 2017년과 2021년에 각각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달 초 노보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을 감소시킨다는 임상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