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 1000만배' 꿈의 기술, 제2의 테슬라 될 수 있을까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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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24% 급등하며 '서학개미' 관심 집중
상용화 시 '꿈의 기술'이지만 '폰지사기' 의혹도
올해 서학개미(미국 주식 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주식이 있다. 바로 양자컴퓨터 개발업체인 아이온큐(IonQ)다. 지난해에는 아이온큐가 폰지(다단계) 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공매도 리포트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으나, 다시 한 번 양자컴퓨터 대장주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이온큐는 세계 최초의 양자컴퓨터 상장사다. 크리스 몬로 메릴랜드대 교수가 한국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2015년 공동창업했고 2021년 10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한 계산 장치다. 슈퍼컴퓨터가 1만년 걸릴 계산을 200초 안에 해내는 '꿈의 기술'로 통한다. 기존 컴퓨터는 트랜지스터에 전기가 통하면 1, 통하지 않으면 0으로 표기하는 2진법 구조의 '비트'를 활용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0이 될 수도, 1이 될 수도 있는 중첩 상태의 '큐비트'를 이용한다.
양자컴퓨터의 강점은 경우의 수를 계산할 때 발휘된다. 예를 들어 A에서 B까지 가는 100개의 길 중 가장 빠른 길을 계산한다면, 기존 컴퓨터는 1번 길부터 100번 길까지 100번을 계산해서 최적의 길을 찾아낸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상태가 정해지지 않는 큐비트를 이용해 100개의 길을 동시에 계산한다. 가장 먼저 도착하는 큐비트를 기준으로 가장 빠른 길을 파악할 수 있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뛰어난 연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암호 해독, 신약 개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양자컴퓨터가 만능키는 아니라는 게 과학계 전반의 평가다. 간단한 계산을 할 때는 0과 1이 중첩된 큐비트보다 0과 1을 고정한 비트가 더 정확하고, 양자컴퓨터는 중간 단계를 관측하는 순간 모든 계산이 종료돼 그 과정을 알 수 없어서다.
구글, IBM 등 기업과 각국 연구기관들은 큐비트의 후보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 컴퓨터의 트랜지스터 역할을 할 소자다. 양자적 특징을 갖는 광자(光子), 초전도, 다이아몬드 등이 거론된다. 아이온큐는 이 중 이온트랩을 통한 양자컴퓨터를 중점 개발하고 있다. 전자기장을 통해 이온(양전하나 음전하를 띠는 원자 또는 분자)을 포획하고, 레이저나 마이크로파 등을 이용해 이온을 제어하고 측정하는 기술을 이용한다. 이온트랩은 초전도와 달리 초저온 환경을 필요로 하지 않고 오류율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온 포집 기술이 복잡해 연산에 필요한 큐비트 수를 100개 이상으로 늘리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큐비트가 70개가 넘으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되고 큐비트가 하나 증가할 때마다 성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아이온큐가 손익분기점에 이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온큐는 나스닥에 상장한 2021년 209만달러 매출을 거둔 반면 3867만달러의 영업 손실을 냈다. 다음해 매출은 1113만달러로 4배 성장했지만 영업손실도 8574만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1913억, 영업손실은 1억646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용화 시점이 불분명하고 양자컴퓨팅의 개념이 복잡해 한때 아이온큐가 일종의 폰지 사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5월 공매도 투자사인 스콜피온캐피털은 아이온큐 전현직 임직원 7명 등 25명을 인터뷰한 결과 아이온큐의 32 큐비트 시스템은 실체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들은 아이온큐 실제 기술력이 11큐비트 시스템에 불과하며 이 역시 불안정하다고 주장했다.
아이온큐는 약 일주일 뒤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난 수의 양자 회로가 실행된 상용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초기 시스템 중 일부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내용의 반박 자료를 냈다. 그러면서 "아이온큐는 하드웨어를 확장하고 상업적 가치가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잘 정의된 경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 공군에 양자컴퓨터를 오는 2025년까지 공급하는 134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아이온큐 목표 주가를 17.80달러로 잡고 있다. 애널리스트 절반은 매수를, 나머지는 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상용화 시 '꿈의 기술'이지만 '폰지사기' 의혹도
올해 서학개미(미국 주식 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주식이 있다. 바로 양자컴퓨터 개발업체인 아이온큐(IonQ)다. 지난해에는 아이온큐가 폰지(다단계) 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공매도 리포트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으나, 다시 한 번 양자컴퓨터 대장주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인 교수 참여한 '꿈의 기술' 스타트업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아이온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06% 오른 16.50달러에 거래됐다. 올 초부터 376.88% 폭등한 수치다. 지난 1일에는 19.86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한달 간 14.29% 하락했다.아이온큐는 세계 최초의 양자컴퓨터 상장사다. 크리스 몬로 메릴랜드대 교수가 한국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2015년 공동창업했고 2021년 10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한 계산 장치다. 슈퍼컴퓨터가 1만년 걸릴 계산을 200초 안에 해내는 '꿈의 기술'로 통한다. 기존 컴퓨터는 트랜지스터에 전기가 통하면 1, 통하지 않으면 0으로 표기하는 2진법 구조의 '비트'를 활용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0이 될 수도, 1이 될 수도 있는 중첩 상태의 '큐비트'를 이용한다.
양자컴퓨터의 강점은 경우의 수를 계산할 때 발휘된다. 예를 들어 A에서 B까지 가는 100개의 길 중 가장 빠른 길을 계산한다면, 기존 컴퓨터는 1번 길부터 100번 길까지 100번을 계산해서 최적의 길을 찾아낸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상태가 정해지지 않는 큐비트를 이용해 100개의 길을 동시에 계산한다. 가장 먼저 도착하는 큐비트를 기준으로 가장 빠른 길을 파악할 수 있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뛰어난 연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암호 해독, 신약 개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양자컴퓨터가 만능키는 아니라는 게 과학계 전반의 평가다. 간단한 계산을 할 때는 0과 1이 중첩된 큐비트보다 0과 1을 고정한 비트가 더 정확하고, 양자컴퓨터는 중간 단계를 관측하는 순간 모든 계산이 종료돼 그 과정을 알 수 없어서다.
구글, IBM 등 기업과 각국 연구기관들은 큐비트의 후보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 컴퓨터의 트랜지스터 역할을 할 소자다. 양자적 특징을 갖는 광자(光子), 초전도, 다이아몬드 등이 거론된다. 아이온큐는 이 중 이온트랩을 통한 양자컴퓨터를 중점 개발하고 있다. 전자기장을 통해 이온(양전하나 음전하를 띠는 원자 또는 분자)을 포획하고, 레이저나 마이크로파 등을 이용해 이온을 제어하고 측정하는 기술을 이용한다. 이온트랩은 초전도와 달리 초저온 환경을 필요로 하지 않고 오류율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온 포집 기술이 복잡해 연산에 필요한 큐비트 수를 100개 이상으로 늘리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큐비트가 70개가 넘으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되고 큐비트가 하나 증가할 때마다 성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폰지사기' 보고서, 美 공군 계약으로 일축
이처럼 양자컴퓨터는 기술 잠재력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기술의 상용화 시점이다. 아이온큐는 2018년 자사 최초의 양자컴퓨터인 '하모니'를 세상에 내놓았고 지난해 5월 연산 능력이 개선된 '포르테'를 출시했다. 포르테를 통해 최대 32큐비트의 양자 회로를 실행할 수 있다는 게 아이온큐의 설명이다. 다만 아이온큐는 이러한 제품 매출보다는 투자금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아이온큐가 손익분기점에 이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온큐는 나스닥에 상장한 2021년 209만달러 매출을 거둔 반면 3867만달러의 영업 손실을 냈다. 다음해 매출은 1113만달러로 4배 성장했지만 영업손실도 8574만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1913억, 영업손실은 1억646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용화 시점이 불분명하고 양자컴퓨팅의 개념이 복잡해 한때 아이온큐가 일종의 폰지 사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5월 공매도 투자사인 스콜피온캐피털은 아이온큐 전현직 임직원 7명 등 25명을 인터뷰한 결과 아이온큐의 32 큐비트 시스템은 실체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들은 아이온큐 실제 기술력이 11큐비트 시스템에 불과하며 이 역시 불안정하다고 주장했다.
아이온큐는 약 일주일 뒤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난 수의 양자 회로가 실행된 상용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초기 시스템 중 일부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내용의 반박 자료를 냈다. 그러면서 "아이온큐는 하드웨어를 확장하고 상업적 가치가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잘 정의된 경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 공군에 양자컴퓨터를 오는 2025년까지 공급하는 134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아이온큐 목표 주가를 17.80달러로 잡고 있다. 애널리스트 절반은 매수를, 나머지는 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