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강자 딥엘도 참전…국내 AI 통·번역 시장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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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엘·메타 잇달아 서비스 공개
파파고·구글 양강구도에 도전
한컴은 '지니톡' 서비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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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은 '지니톡' 서비스 종료
국내 통·번역 도구 시장이 격변기를 맞았다. 독일 인공지능(AI) 강자인 딥엘이 31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공개했다. 메타는 페이스북 내에 100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서비스를 탑재시켰다. 반면 한글과컴퓨터는 2017년부터 지속해오던 번역 앱 공급을 중단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딥엘은 유료 번역 서비스인 ‘딥엘프로’를 지난 17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딥엘프로를 이용하면 PDF, PPT, 워드 등 다양한 문서의 원본 형식을 유지하면서 무제한 번역이 가능하다. 번역이 끝난 텍스트 원본은 자동으로 삭제된다. 딥엘의 번역용 AI 학습에도 사용되지 않는다. 보안 유지가 필요한 정보를 이용자가 마음 편히 번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딥엘은 문맥에 맞춘 단어 해석이 강점이다. 특정 언어권의 문화를 이해해야 알 수 있는 관용 어구들도 매끄럽게 번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딥엘은 2017년 무료 번역 서비스를 출시한 뒤 “구글보다 정확하게 번역한다”고 주장하며 업계 관심을 끌었다. 지난 1월엔 적용 글자 수에 제한이 있는 한국어 무료 번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딥엘은 한국이 세계 5대 번역 시장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월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직접 드러냈을 정도다.
메타도 번역 도구 시장에서 새 무기를 선보였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2일 “다양한 언어 사용자가 더욱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새 AI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최대 100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AI 모델인 ‘심리스 M4T’가 그 주인공이다. 메타는 이 AI 모델을 활용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와츠앱 등 SNS에 텍스트·음성 간 번역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텍스트 번역 기능을 확장한 것이다. 심리스 M4T를 유료가 아닌, 오픈소스로 제공해 자체 AI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게 메타의 구상이다.
다양한 번역 서비스가 나오면서 이 시장의 기존 강자들도 서비스 개선 압박을 받고 있다. 사용자 규모로 보면 국내 번역 도구 시장은 네이버 파파고와 구글 번역의 양강 체제다. 앱 시장분석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번역 앱 국내 사용자 중 파파고를 쓰는 비율은 61%나 됐다. 구글 번역은 26%로 그 뒤를 이었다. 다른 앱들은 이 비율이 모두 3% 미만이었다.
파파고는 6년째 이용자 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중 해외 이용자 비율은 30% 남짓이다. 파파고가 번역 가능한 언어는 15개로 많은 편은 아니다. 대신 언어 학습에 활용하기 쉽다는 것이 강점이다. 파파고는 2021년 언어 학습 서비스인 ‘파파고 에듀’를 선보인 데 이어 올 2월 학습하고 싶은 단어만 모아볼 수 있는 ‘에듀 단어장’을 출시했다. 구글 번역은 학습 기능을 제공하진 않는다. 다만 108개 언어 해석이 가능해 범용성이 좋다.
서비스를 종료하는 번역 앱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는 이달 통·번역 앱 ‘지니톡’의 공급을 중단했다. 지니톡은 한글과컴퓨터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개발해 2017년 출시한 앱이다. 삼성전자의 AI 플랫폼인 빅스비에 적용되거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공식 통·번역 솔루션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번역 앱 국내 사용자 중 이용자 비율이 0.2%에 그칠 정도로 시장 반응이 미지근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28일 업계에 따르면 딥엘은 유료 번역 서비스인 ‘딥엘프로’를 지난 17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딥엘프로를 이용하면 PDF, PPT, 워드 등 다양한 문서의 원본 형식을 유지하면서 무제한 번역이 가능하다. 번역이 끝난 텍스트 원본은 자동으로 삭제된다. 딥엘의 번역용 AI 학습에도 사용되지 않는다. 보안 유지가 필요한 정보를 이용자가 마음 편히 번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딥엘은 문맥에 맞춘 단어 해석이 강점이다. 특정 언어권의 문화를 이해해야 알 수 있는 관용 어구들도 매끄럽게 번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딥엘은 2017년 무료 번역 서비스를 출시한 뒤 “구글보다 정확하게 번역한다”고 주장하며 업계 관심을 끌었다. 지난 1월엔 적용 글자 수에 제한이 있는 한국어 무료 번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딥엘은 한국이 세계 5대 번역 시장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월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직접 드러냈을 정도다.
메타도 번역 도구 시장에서 새 무기를 선보였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2일 “다양한 언어 사용자가 더욱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새 AI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최대 100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AI 모델인 ‘심리스 M4T’가 그 주인공이다. 메타는 이 AI 모델을 활용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와츠앱 등 SNS에 텍스트·음성 간 번역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텍스트 번역 기능을 확장한 것이다. 심리스 M4T를 유료가 아닌, 오픈소스로 제공해 자체 AI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게 메타의 구상이다.
다양한 번역 서비스가 나오면서 이 시장의 기존 강자들도 서비스 개선 압박을 받고 있다. 사용자 규모로 보면 국내 번역 도구 시장은 네이버 파파고와 구글 번역의 양강 체제다. 앱 시장분석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번역 앱 국내 사용자 중 파파고를 쓰는 비율은 61%나 됐다. 구글 번역은 26%로 그 뒤를 이었다. 다른 앱들은 이 비율이 모두 3% 미만이었다.
파파고는 6년째 이용자 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중 해외 이용자 비율은 30% 남짓이다. 파파고가 번역 가능한 언어는 15개로 많은 편은 아니다. 대신 언어 학습에 활용하기 쉽다는 것이 강점이다. 파파고는 2021년 언어 학습 서비스인 ‘파파고 에듀’를 선보인 데 이어 올 2월 학습하고 싶은 단어만 모아볼 수 있는 ‘에듀 단어장’을 출시했다. 구글 번역은 학습 기능을 제공하진 않는다. 다만 108개 언어 해석이 가능해 범용성이 좋다.
서비스를 종료하는 번역 앱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는 이달 통·번역 앱 ‘지니톡’의 공급을 중단했다. 지니톡은 한글과컴퓨터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개발해 2017년 출시한 앱이다. 삼성전자의 AI 플랫폼인 빅스비에 적용되거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공식 통·번역 솔루션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번역 앱 국내 사용자 중 이용자 비율이 0.2%에 그칠 정도로 시장 반응이 미지근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