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VC생태계에 필요한 아산나눔재단의 기업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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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VC생태계에 필요한 아산나눔재단의 기업가 정신
[마켓칼럼] VC생태계에 필요한 아산나눔재단의 기업가 정신
조성호 신한자산운용 특별자산운용팀장

어려운 과제에 부딪혔을 때 임직원들에게 "이봐, 해봤어?"라고 되물었단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불굴 의지는 지금껏 회자되는 명언이다. 최근의 벤처캐피탈(VC)이나 스타트업은 정 명예회장 명언을 다시금 되새김질할 필요가 있다.

초기 창업자들은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와 열정이 넘치지만, 실제로 스타트업을 경영해 나가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다. 대부분 젊은 나이에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주변에 자문역이 꼭 필요하다. 또 서울 시내의 높은 임대료는 감당하긴 여간 쉽지 않다.

창업은 투자자 유치가 중요하다. 일정 기간 적자를 버티며 투자자금으로 생존해야 한다. 스타트업에게 있어 투자자 유치는 필수 조건이다. 나아가 투자자 유치는 단순한 자금 조달에 그치는 것이 아닌, 회사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최근 VC업계는 어려움 겪고 있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기조 등 대외 악재로 '투자 빙하기'가 이어지면서 돈줄이 말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VC들도 투자 기업을 물색할 때 성장보단 '생존'에 중점을 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수많은 창업가의 귀감이 되는 정 명예회장의 정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 명예회장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해내는 법이다', '창업의 가장 근본은 낙관적인 사고와 자신감이다' 등의 어록이 필요할 때다.

정 명예회장의 창업 정신을 이어받은 아산나눔재단은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통해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해당 기금은 벤처캐피탈(VC)와 유동성공급자(LP) 등에 출자해 간접 투자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재단은 아산의 창조 정신을 계승한 기업가정신 확산을 위해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방식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산나눔재단의 핵심 가치는 '도전', '성장', '나눔'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재단이 운영하는 주요 프로그램으론 청소년의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한 '아산유스프러너'를 비롯해 스타트업 발굴·지원하는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창업 플랫폼 마루(MARU) 등이 있다.

마루는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기업가정신을 실천하고 확산하는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창업가거리)에 있다. 2014년 4월 문을 연 마루180에 이어 2021년 11월 추가 개관한 마루360은 창업에 필요한 인프라와 네트워크, 교육 등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산나눔재단은 엑시트(투자금 회사)나 수익성에 치중하기보단 창업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신 혁명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바이오 헬스케어의 중요성 등 이러한 분야의 수요는 조만간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국내 VC도 이러한 흐름에서 뒤처져선 안된다. 그간 쌓아온 VC생태계를 통한 역량 결집이 어느 때보다 간절한 시기다. 투자자들은 모험자본에 대해 좀 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단기 투자를 통한 이득 추구와 별개로, 장기적인 관점으로 스타트업 투자와 지원, 육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