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안은진 주연…미스캐스팅 논란 딛고 시청률 10%대 돌파
안방극장 울린 진한 로맨스…탄탄한 서사에 영상미까지
"이렇게 울린 드라마는 오랜만"…절절한 로맨스극 '연인' 돌풍
애절함에 설렘을 더한 로맨스 사극 '연인'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28일 방송가에 따르면 MBC 금토드라마 '연인'은 시청률 10%대로 올해 MBC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 몰이를 하고 있다.

역사적 기록을 재가공한 탄탄한 서사, 배우들의 호연, 사극의 고풍스러운 멋을 살린 감각적인 연출까지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져 시청자들의 호응으로 이이졌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울린 드라마는 오랜만"…절절한 로맨스극 '연인' 돌풍
◇ 미스캐스팅 논란 딛고 신선한 캐릭터 매력으로 승부
남궁민과 안은진이 주연을 맡은 '연인'은 병자호란이라는 전쟁의 한복판에 던져진 한 연인의 사랑과 고난 속에 희망을 일군 백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방송 전부터 MBC가 준비한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초반 1·2회 시청률은 각각 5.4%, 4.3%로 기대에 못 미쳤다.

능군리 최고 미녀 유길채 역을 맡은 안은진과 40대 중반에 도령 이장현을 연기하는 남궁민이 미스캐스팅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극본을 쓴 황진영 작가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언급한 극 중 캐릭터들도 초반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이렇게 울린 드라마는 오랜만"…절절한 로맨스극 '연인' 돌풍
재미로 동네 사내들을 쥐락펴락하는 '꼬리 아흔아홉 개 달린 여우' 유길채와 천연덕스러운 장난기로 무장한 '닳고 닳은 사내' 이장현은 사극 속 전형적인 주인공의 모습과 거리가 멀지만, 오히려 드라마가 전개될수록 신선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시청률 5.2%(4회)에서 8.4%(5회)로 급격한 상승세를 이뤄낸 4회 엔딩은 바로 이런 두 주인공의 매력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영리하게 오랑캐를 피해 도망치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손에 칼까지 쥐는 등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해나가는 유길채, 그리고 위기 상황 속 나타나 그를 구해내는 이장현의 모습은 단숨에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울린 드라마는 오랜만"…절절한 로맨스극 '연인' 돌풍
◇ "역시 남궁민, 이래서 안은진"…두 배우의 인생 캐릭터 경신
드라마의 흥행 요소로서 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남궁민은 이번 작품으로 또 한번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을 듣는다.

능글맞지만 다정하고, 어느 위기도 가뿐하게 헤쳐내는 순발력과 무술 실력을 지닌 순애보 이장현은 여심을 사로잡을만한 모든 요소를 결합한 인물이다.

남궁민은 이런 캐릭터를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그려낸다.

"이렇게 울린 드라마는 오랜만"…절절한 로맨스극 '연인' 돌풍
멜로 신에서는 섬세한 표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만들고, 액션 장면에서는 힘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홀로 수십명을 상대하는 전개에도 개연성을 부여한다.

남궁민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스스로 굉장히 엄격한 편인데도 이번 작품에서는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철없는 발랄한 아가씨에서 주체적인 여성으로 변해가는 유길채의 성장 서사를 그려낸 안은진도 괄목상대할 만한 연기를 펼친다.

뻔하지 않으면서 디테일을 짚어내는 연기로 왜 유길채는 안은진일 수밖에 없었는지 입증해낸다.

"이렇게 울린 드라마는 오랜만"…절절한 로맨스극 '연인' 돌풍
◇ '과몰입' 부르는 절절한 로맨스에 영상미까지
사극의 고풍스러운 멋을 한껏 살려낸 연출도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다채로운 원색을 감각적으로 조합한 한복 의상은 보는 재미를 높였고, 안은진이 "경상북도 문경이면 가깝다고 생각될 정도"였다고 너스레를 떨었을 만큼 전국 곳곳을 배경으로 한 촬영지도 아름다운 영상미를 완성했다.

특히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하는 7화 엔딩 키스 장면에서는 마치 한 편의 수채화를 보고 있는 듯하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연인'은 총 20부작으로 제작된 긴 호흡의 작품이지만, 전개가 늘어진다는 느낌이 없다.

숨돌릴 틈 없이 전개되는 전쟁의 비극, 그리고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 어긋나기 시작하는 두 주인공의 인연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렇게 울린 드라마는 오랜만"…절절한 로맨스극 '연인' 돌풍
주로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가 승기를 잡아 온 안방극장에서 '연인'은 진하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시청자들은 "이렇게 대성통곡하면서 본 드라마는 정말 오랜만이다", "앞으로 얼마나 울릴지 무섭다", "너무 몰입해서 오만가지 감정을 다 느끼고 있다.

여운에 젖어 금요일만을 기다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초점을 맞췄지만, 역사적인 사건을 그려낸 방식에서도 고민이 묻어난다.

무능한 임금과 나약한 조선 조정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병자호란의 이면을 비춘다.

"이렇게 울린 드라마는 오랜만"…절절한 로맨스극 '연인' 돌풍
황진영 작가는 일문일답을 통해 "'연인'은 '사랑에 빠진 인간이 어디까지, 무슨 일까지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한 바 있다.

이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한 고통, 사랑하는 사람에게 표현조차 못 하는 슬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한 비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 이의 분노와 집착까지 다양한 감정을 묘사했다"며 "어쩌면 삶의 목적은 생존이 아니라 아낌없이 사랑을 쏟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연인'을 썼다"고 말했다.

'연인'은 10부작씩 2개 파트로 나눠서 방송한다.

파트1의 최종회는 오는 3일 방송된다.

파트2는 10월 중 방송 예정이다.

"이렇게 울린 드라마는 오랜만"…절절한 로맨스극 '연인' 돌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