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의 임원 주식보상, 실제 성과와의 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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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상반기 실적공시와 함께 임원보수에 대한 관심이 높다. 관심은 하나, ‘경영실적에 걸맞은 수준의 임원보상을 지급하고 있는가’이다. 주주가 체감하는 경영실적과 임원보수 사이의 간극은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힘입어 최근 많은 기업에서 주식보상 혹은 주가와 연동한 현금 인센티브를 적극 검토 중이다. 임원보수를 주가와 연동해 책임경영을 유도하고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식 먹튀’로 비유되는 임원의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인해 주주와 구성원의 불만은 여전하다.
글로벌 선도기업 사례를 통해 경영실적에 걸맞은 임원보상에 대한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오랜 기간 주식보상을 운영해온 글로벌 기업들은 임원보상 방식으로 ‘성과연계 주식보상(Performance Share Units)’인 PSU를 적극 활용한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PSU는 흔히 사용되는 양도제한조건부 주식보상(Restricted Share Units, RSU)을 성과조건부로 변형한 것이다. 주식보상 약정 시 미래의 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 정도에 따라 주식지급 시점의 주식 수량을 최종 확정한다. 목표달성 시 확정 주식 수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단기 성과급으로 자주 활용되는 타겟 인센티브 지급 메커니즘이 유사하다.
PSU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성과지표로서 상대적 총주주수익률(Relative Total Shareholder’s Return, r-TSR)을 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r-TSR은 성과평가 기간 동안 주주가 해당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얻은 수익을 타사와 상대 비교하여 측정한다. 단순 주가 수익뿐 아니라 배당수익 등을 포함한 주주의 이익을 측정하기 때문에 주주가치를 가장 잘 대변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비교 기업 대비 상대적 성과를 측정하기 때문에 경기나 거시환경으로 인해 성과가 왜곡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글로벌 선도사들은 r-TSR을 활용하여 주주가치를 임원보수 결정요인으로 내세우면서 정당성을 확보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r-TSR 이외에도 중장기 성장전략이 투영된 핵심 성과지표를 선정하고, 이를 임원의 PSU 지급 조건과 연계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눈에 띈다. PSU와 연계되는 중장기 성과지표는 회사별 사업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시장기회 선점에 집중하는 기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성과지표로 삼는 반면, 수년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기업은 이익의 질적 수준을 측정하는 현금흐름 지표를 중장기 성과지표로 설정하여 외형보다는 내실있는 성장을 강조한다. 기술력을 핵심 역량으로 삼는 회사의 경우는 PSU 지급 시 재무지표 활용을 배제하고 r-TSR만을 단독 지표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재무성과만을 높이려고 경영진이 기술 투자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글로벌 선도사들은 PSU를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중장기 성과달성을 독려한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도 PSU를 도입하기만 하면 이러한 효과를 성공적으로 누릴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경영환경과 임원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글로벌 기업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기에, 이러한 차이점을 감안한 접근이 필요하다.
◆성과의 상대성과 주주가치 고려
해외 선진사는 상대적 총주주수익률 지표를 활용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업계 내 회사의 상대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한다. 하지만 이는 주식시장 규모가 큰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로, 상장 기업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내 기업에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비교 대상 기업을 동종사로 한정하지 않고 국내 주식시장 전체 대비 총주주수익률을 측정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다만, 직접 경쟁사가 해외기업인 경우에는 이러한 접근은 적합하지 않기에 주주가치 측정 지표로 절대적 총주주수익률을 활용하되, 상대성과 측정 지표를 별도로 도입하는 방식을 고려할만 한다.
◆Top Team이라는 임원 인식
글로벌사의 PSU와 국내 임원 보상제도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는다면 회사성과를 직접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국내 임원보상 제도는 일반적으로 성과보상 지급 요인으로 임원 개인의 성과(목표달성도 혹은 평가등급)를 활용한다. 전사 경영 실적이 성과급 재원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이는 간접적인 방식이며, 이조차 단기 성과급 재원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식은 담당 조직의 실적에 대한 인정이라는 측면에서 합리적일 수 있으나 조직의 핵심 리더들을 결속시키는 효과는 적다. 글로벌사의 PSU제도는 회사의 중장기 경영실적을 성과급 지급 조건으로 활용함으로써 담당 조직의 실적이 아닌 회사 전체의 성과를 연계한다. 이를 통해 개별 조직의 책임자로서의 임원을 뛰어넘어 Top Team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강조한다. PSU를 Top Team의 실행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중장기 성장전략과의 연계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임원보상 제도의 초점은 단기 성과에 맞추고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 중장기 전략이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보상과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동기부여 요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접근으로는 중장기 성장전략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재무지표를 장기보상과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글로벌사는 중장기 전략과의 연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보상 지급 시 마다 성과지표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 또한 특정 기간 내에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는 경우에는 일회성 보상 항목을 신설하여 목표달성을 강하게 독려하기도 한다. 결국 성과보상 제도에 대한 지속적 관리와 성과 창출을 위한 과감한 접근이 핵심이다.
글로벌 사례만이 정답일 수는 없다. 주식 보상은 기업의 지배구조, 시장 상황, 법적 규제의 영향을 받기에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한 접근이 더욱 필요하다. 선도사의 성공 경험을 교훈 삼아 우리의 경영환경에 맞는 한국형 PSU 탄생을 기대해 본다.
문재빈 MERCER Korea 수석 컨설턴트
글로벌 선도기업 사례를 통해 경영실적에 걸맞은 임원보상에 대한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오랜 기간 주식보상을 운영해온 글로벌 기업들은 임원보상 방식으로 ‘성과연계 주식보상(Performance Share Units)’인 PSU를 적극 활용한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PSU는 흔히 사용되는 양도제한조건부 주식보상(Restricted Share Units, RSU)을 성과조건부로 변형한 것이다. 주식보상 약정 시 미래의 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 정도에 따라 주식지급 시점의 주식 수량을 최종 확정한다. 목표달성 시 확정 주식 수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단기 성과급으로 자주 활용되는 타겟 인센티브 지급 메커니즘이 유사하다.
PSU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성과지표로서 상대적 총주주수익률(Relative Total Shareholder’s Return, r-TSR)을 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r-TSR은 성과평가 기간 동안 주주가 해당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얻은 수익을 타사와 상대 비교하여 측정한다. 단순 주가 수익뿐 아니라 배당수익 등을 포함한 주주의 이익을 측정하기 때문에 주주가치를 가장 잘 대변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비교 기업 대비 상대적 성과를 측정하기 때문에 경기나 거시환경으로 인해 성과가 왜곡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글로벌 선도사들은 r-TSR을 활용하여 주주가치를 임원보수 결정요인으로 내세우면서 정당성을 확보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r-TSR 이외에도 중장기 성장전략이 투영된 핵심 성과지표를 선정하고, 이를 임원의 PSU 지급 조건과 연계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눈에 띈다. PSU와 연계되는 중장기 성과지표는 회사별 사업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시장기회 선점에 집중하는 기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성과지표로 삼는 반면, 수년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기업은 이익의 질적 수준을 측정하는 현금흐름 지표를 중장기 성과지표로 설정하여 외형보다는 내실있는 성장을 강조한다. 기술력을 핵심 역량으로 삼는 회사의 경우는 PSU 지급 시 재무지표 활용을 배제하고 r-TSR만을 단독 지표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재무성과만을 높이려고 경영진이 기술 투자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글로벌 선도사들은 PSU를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중장기 성과달성을 독려한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도 PSU를 도입하기만 하면 이러한 효과를 성공적으로 누릴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경영환경과 임원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글로벌 기업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기에, 이러한 차이점을 감안한 접근이 필요하다.
◆성과의 상대성과 주주가치 고려
해외 선진사는 상대적 총주주수익률 지표를 활용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업계 내 회사의 상대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한다. 하지만 이는 주식시장 규모가 큰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로, 상장 기업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내 기업에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비교 대상 기업을 동종사로 한정하지 않고 국내 주식시장 전체 대비 총주주수익률을 측정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다만, 직접 경쟁사가 해외기업인 경우에는 이러한 접근은 적합하지 않기에 주주가치 측정 지표로 절대적 총주주수익률을 활용하되, 상대성과 측정 지표를 별도로 도입하는 방식을 고려할만 한다.
◆Top Team이라는 임원 인식
글로벌사의 PSU와 국내 임원 보상제도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는다면 회사성과를 직접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국내 임원보상 제도는 일반적으로 성과보상 지급 요인으로 임원 개인의 성과(목표달성도 혹은 평가등급)를 활용한다. 전사 경영 실적이 성과급 재원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이는 간접적인 방식이며, 이조차 단기 성과급 재원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식은 담당 조직의 실적에 대한 인정이라는 측면에서 합리적일 수 있으나 조직의 핵심 리더들을 결속시키는 효과는 적다. 글로벌사의 PSU제도는 회사의 중장기 경영실적을 성과급 지급 조건으로 활용함으로써 담당 조직의 실적이 아닌 회사 전체의 성과를 연계한다. 이를 통해 개별 조직의 책임자로서의 임원을 뛰어넘어 Top Team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강조한다. PSU를 Top Team의 실행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중장기 성장전략과의 연계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임원보상 제도의 초점은 단기 성과에 맞추고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 중장기 전략이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보상과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동기부여 요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접근으로는 중장기 성장전략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재무지표를 장기보상과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글로벌사는 중장기 전략과의 연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보상 지급 시 마다 성과지표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 또한 특정 기간 내에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는 경우에는 일회성 보상 항목을 신설하여 목표달성을 강하게 독려하기도 한다. 결국 성과보상 제도에 대한 지속적 관리와 성과 창출을 위한 과감한 접근이 핵심이다.
글로벌 사례만이 정답일 수는 없다. 주식 보상은 기업의 지배구조, 시장 상황, 법적 규제의 영향을 받기에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한 접근이 더욱 필요하다. 선도사의 성공 경험을 교훈 삼아 우리의 경영환경에 맞는 한국형 PSU 탄생을 기대해 본다.
문재빈 MERCER Korea 수석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