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투자 56% 감소했지만…'잭팟' 터뜨린 캐시노트, 엔터·AI엔 투자금 몰려 [긱스플러스]
전국 '사장님' 홀린 캐시노트, 1000억 유치
K콘텐츠 열풍에 엔터업계에도 투자금 몰려
필라이즈, 알에스엔 등 AI 가진 회사 '러브콜'
한경 긱스(Geeks)가 매달 마지막 주 월간 투자동향을 전합니다. 8월엔 지난달보다 전체 투자액이 줄어들었습니다. '캐시노트' 운영사 한국신용데이터는 1조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또 엔터업계와 AI 스타트업에도 투자금이 몰렸습니다.
8월 투자 56% 감소했지만…'잭팟' 터뜨린 캐시노트, 엔터·AI엔 투자금 몰려 [긱스플러스]
이번달 스타트업 투자 규모 1위는 유일하게 1000억원대 '잭팟'을 터뜨린 '캐시노트' 운영사 한국신용데이터가 차지했다. 다만 '깜짝' 훈풍이 불었던 지난달보다는 전체 투자액이 대폭 줄었다.

스타트업 투자정보 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집계된 8월 신규 벤처투자액은 3272억원으로 지난달(7월 1~27일)보다 56% 감소했다. 팁스 선정 등으로 인한 지원금과 인수합병(M&A)은 제외한 수치다. 100억원 이상의 대형 투자 사례는 10건에 그쳤다.
8월 투자 56% 감소했지만…'잭팟' 터뜨린 캐시노트, 엔터·AI엔 투자금 몰려 [긱스플러스]

모건스탠리도 반한 캐시노트, 몸값 1조3000억 '껑충'

소상공인 경영 관리 플랫폼 '캐시노트' 운영사 한국신용데이터가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월간 투자랭킹 왕좌에 올랐다. 이 회사는 모건스탠리 택티컬밸류(MSTV)로부터 시리즈D2 투자를 유치했다. 2016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액은 2600억원에 이른다. 이번 투자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이다. 직전 투자 라운드였던 지난해 10월(1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10개월 새 몸값이 2000억원 불어났다.

이 회사가 내놓은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는 장부 기능뿐 아니라 사업자를 위한 맞춤 금융, 사업자 전용 장터(B2B 마켓), 소상공인 지원 정책 정보, 사장님 전용 커뮤니티 등 기능을 제공한다. 캐시노트를 사용하는 사업장은 전국 130만 곳, 다른 서비스까지 합치면 200만 사업장이 고객이다. 김현성 MSTV 이사는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한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인도 1위 핀테크' 밸런스히어로, 300억 조달

인도향 핀테크 회사 밸런스히어로가 전환사채(CB) 발행과 대출 등으로 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한양증권, 토니인베스트먼트, 엔베스터, 아주IB투자,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하랑기술투자가 라운드에 참여했다.

이 회사의 주력 서비스는 2015년 출시한 통신비 충전 앱 '트루밸런스'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8000만 건에 달한다. 이 앱은 이후 공과금 결제와 보험 서비스 등으로 기능을 넓혔다. 2019년부터는 자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체계(ACS)를 활용한 저신용자 대상 소액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에서 외면받았던 저신용자들이 인도에 10억명이 넘는 점에 주목했다.

이 회사의 소액 단기 대출 상품은 팬데믹을 거치며 인기를 끌었다. 회사는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매출 694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거뒀다.
8월 투자 56% 감소했지만…'잭팟' 터뜨린 캐시노트, 엔터·AI엔 투자금 몰려 [긱스플러스]

엔터 산업이 뜬다

K콘텐츠 열풍을 타고 엔터테인먼트업계에 훈풍이 불었다. 엔터테크 스타트업 노머스와 융복합 콘텐츠 회사 상화가 나란히 월간 투자 3, 4위 자리에 올랐다.

노머스는 25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액은 600억원이 됐다. 투자에는 KB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파인만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이 회사는 아티스트 강의 플랫폼 '원더월'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와 촬영 분야에서 세분화된 수업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배우 하정우, 황정민, 공효진의 연기 수업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원더월의 성장 속에 회사는 지난해 18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는 매출 400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하는 게 목표다.

그런가 하면 상화는 스틱벤처스, 가이아벤처스, 신영증권, 보광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미디어와 로봇을 결합한 제품을 내놨다. 로봇 기술에 AI를 적용해 콘텐츠 제작 자동화를 구현한 '딥아이 스튜디오'가 주력 서비스다. 회사는 앞서 이달 초 롯데리아와 협업해 햄버거가 음악에 맞춰 춤추는 3D 실감 광고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광고는 8월 한 달간 코엑스 K팝 스퀘어 디지털 옥외 전광판에 송출됐다.
필라이즈의 신인식 대표(왼쪽)와 윤정원 부대표. 최다은 기자
필라이즈의 신인식 대표(왼쪽)와 윤정원 부대표. 최다은 기자

'AI' 키워드에 뭉칫돈

AI 기반 스타트업들이 이달 100억원대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초개인화 영양 관리 플랫폼'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필라이즈는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120억원을 조달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150억원이다. 투자는 캡스톤파트너스가 주도하고 삼성넥스트와 KB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이 새롭게 투자에 참여했다. 시드 투자사인 스트롱벤처스, 프라이머, 넥스트랜스도 후속 투자에 나섰다.

회사의 주요 서비스는 △영양제 조합 분석 △약사와 영양사 등 전문가 상담 △식단 관리 기능 등이다. 건강검진 기록 등 개인의 건강 데이터(PHR)를 기반으로 영양제, 식단, 운동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 추천해준다. 누적 영양제 조합 분석 횟수는 85만 회다. 영양제별 복용 시간이나 용량 등을 알려주고, 잊지 않도록 알림 기능도 제공한다. 컨디션을 체크해 내 건강 상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리포트도 내놨다.

AI 기반 빅데이터 회사 알에스엔은 100억원 규모 프리IPO를 마쳤다. KB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이 회사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NH투자증권을 IPO 주관사로 낙점하고 2025년 상장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의 강점은 구어체 비정형 빅데이터 분석이다. 국내외 대기업 500여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또 마케팅 회사 AB180의 강점도 AI 기술력에 있다. 이 회사는 12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VC인 스톰벤처스를 비롯해 KB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기업 고객사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통해 마케팅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다. GS홈쇼핑, SC제일은행, SK텔레콤 등이 주요 고객사다.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모바일 앱과 웹을 정교하고 빠른 속도로 분석해 의사결정을 도와준다.

그밖에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비에이에너지, 수술로봇 회사 엔도로보틱스, 축산 가공식품 제조회사 설성푸드 등이 이달 100억원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8월 투자 56% 감소했지만…'잭팟' 터뜨린 캐시노트, 엔터·AI엔 투자금 몰려 [긱스플러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