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탕탕탕…'4초 안에 5발' 속사권총서 메달 사냥
'전 세계新' 김서준·'작년 세계선수권 金' 이건혁과 단체전 동반 출격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⑧ 사격 송종호
탕, 탕, 탕, 탕, 탕. 4초 안에 5발을 쏜다.

기회는 8번이다.

25m 거리에 떨어진 손바닥만 한 크기의 표적 5개는 75㎝ 간격으로 차례로 놓여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한 팔을 들어 어깨를 고정한 뒤 집중력을 최고조로 끌어모은다.

오른손잡이 기준, 오른쪽 과녁에서부터 순서대로 한 발씩 맞춰 나간다.

사격 25m 속사권총은 본선에서는 8초 사격 2회, 6초 사격 2회, 4초 사격 2회로 총 30발을 전반과 후반에 나눠 2번씩 쏜다.

상위 6명이 오르는 결선에서는 회당 4초당 5발씩, 총 8회 사격해 승부를 가린다.

빨리 여러 발을 연달아 쏘는 속사권총 특성상 순간적으로 실탄이 불발되거나 탄피가 제대로 방출되지 않는 등 총기의 기능결함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러 생긴다.

재사격 기회가 한 번 부여되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를 마주하게 되면 초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종목 특성상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의 사격 실력도 중요하지만, 경기 당일의 운도 뒷받침돼야 한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⑧ 사격 송종호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성적을 내는 남자 25m 속사권총 간판 송종호는 항저우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 나서서 금빛 총성을 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직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예선 7위에 머물러 상위 6명이 나가는 결선 진출이 좌절됐던 송종호는 이번 대회에서 5년 전 아쉬움을 씻으려 한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월드컵 사격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세계랭킹 14위 송종호는 지난 6월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서는 금메달을 수확했다.

본선을 3위로 통과했지만 결선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이건혁(상무)을 1점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앞서 열린 창원시장배, 경호처장기, 대구시장배에서도 꾸준하게 최상위권 기록을 유지한 송종호는 올해 열린 대회 기록을 합산한 결과 1위에 올라 있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⑧ 사격 송종호
송종호는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도 김서준(경기도청), 이건혁과 함께 나서 금메달을 사냥한다.

전체적으로 고른 기량을 자랑하는 한국은 '구멍이 없어야 하는' 단체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

송종호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 부문 금메달리스트였지만 지난 대회에서는 현지 사격장 여건으로 단체전이 열리지 않으면서 메달을 추가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대신 2018 세계선수권대회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고, 이듬해 아시아사격선수권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바쿠 월드컵 사격대회에서는 김란아와 짝을 이룬 혼성전에서 25m 속사권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 단체전에서도 한대윤(노원구청), 이재균(KB)과 한 팀을 이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⑧ 사격 송종호
지난 21일(현지시간) 김서준, 이건혁과 함께 나선 바쿠 세계선수권대회에는 독일에 단 1점 차로 뒤져 동메달을 획득하고 아시안게임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번 대회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 함께 출전하는 김서준 역시 한국 사격의 기둥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던 김서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5m 속사권총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에 앞서 창원에서 열린 월드컵 결선에서는 38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기록은 지난 22일 중국의 리웨홍(39점)이 다시 썼다.

최근 기량이 급성장한 이건혁 역시 이에 못지않은 명사수다.

이건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25m 속사권총에서 금메달을 따 한국에 파리 올림픽 속사권총 쿼터 1장을 안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