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양책에 3일째 상승…美 상륙 허리케인 변수 [오늘의 유가]
WTI 80달러 회복…브렌트유는 소폭 하락
中 주식거래인지세 인하, 수요 전망 밝혀
美 허리케인 영향에는 전문가 의견 엇갈려


28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중국이 자국 증시 부양을 위한 감세 정책을 발표한 데 대한 반응으로 미국 유가는 3일 연속 올랐다. 반면 유럽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열대성 폭풍 ‘이달리아’가 미국 플로리다를 향해 북상하고 있어 추가 상승 탄력이 더해질 수 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27센트(0.34%) 오른 배럴당 80.10달러에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다시 80달러선을 회복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0월 인도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6센트(0.1%) 내린 배럴당 84.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85.13달러까지 상승하며 85달러선을 넘어섰지만, 막바지에 방향을 틀었다.
中 부양책에 3일째 상승…美 상륙 허리케인 변수 [오늘의 유가]
중국 정부가 15년 만에 주식 거래 인지세를 낮췄다는 소식이 석유 수요 전망을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중국 재정부는 현행 0.1% 수준인 주식거래 인지세를 이날부터 절반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인지세를 인하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 18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거래 수수료 인하, 자사주 매입 지원, 주식형 펀드 개발 촉진 등 일련의 증시 지원책을 쏟아냈다.

이날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가 각각 1.13%, 0.95% 상승했고, 일본의 닛케이225평균지수(1.80%), 한국의 코스피지수(0.96%) 등이 일제히 오르는 등 아시아 주식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中 부양책에 3일째 상승…美 상륙 허리케인 변수 [오늘의 유가]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열대성 폭풍 ‘이달리아’가 미 플로리다주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거론된다. 플로리다주 당국은 이달리아가 오는 30일 새벽 3등급 허리케인의 위력으로 플로리다주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당국은 67개 카운티 중 46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해안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투자정보업체 IG마켓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이번 허리케인으로 “하루 이틀 정도의 정전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나왔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허리케인으로 걸프만 지역 원유 시설에 조업 차질이 빚어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의 추이를 보면 공급보다는 수요에 더욱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수요가 파괴될 수 있으며, 석유 수요가 ‘숄더 시즌(성수기와 비수기 사이의 기간)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유가를 떠받쳐 온 강한 펀더멘털을 시들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中 부양책에 3일째 상승…美 상륙 허리케인 변수 [오늘의 유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국제유가는 적어도 9월 말까지 오름세를 지속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난 2년과 비교할 때 7월 이후 원유 거래량은 이례적으로 감소했다”며 “수요 약세와 휘발유 재고 감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 감소로 인한 석유 시장 경색 등이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중국발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기대를 과도한 상승은 제한될 수 있지만, 구조적 가격 환경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티나 텡 CMC마켓 애널리스트도 “미 중앙은행(Fed)의 매파 기조에도 불구하고 경제 연착륙 시나리오가 에너지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