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사진=뉴스1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국내 화장품주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K뷰티 대표주자인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이 아닌 코스맥스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맥스는 14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코스맥스 주가는 44.75% 상승했다.

코스맥스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이 견인하고 있다. 최근 2주간 외국인은 코스맥스 주식을 3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로써 코스맥스는 해당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우리 증시에서 지난 6월 이후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주문자 위탁생산(OEM)·제조업자 개발생산(ODM)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내다보는 업계 최고 대장주다.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고 성숙할수록 제품 경쟁력이 핵심이다. 뛰어난 제품 기획·개발력, 짧은 리드 타임, 축적된 레퍼런스로 아시아에서는 이미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코스맥스 이센 JV 공장 전경./사진=코스맥스
코스맥스 이센 JV 공장 전경./사진=코스맥스
올해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데다 최근 중국 단체관광객 입국 허가도 긍정적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분기 연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7.3% 늘어난 460억원, 매출은 18.3% 증가한 479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법인은 2분기 리오프닝 효과로 국내외에서 화장품 수요가 늘어난 효과를 봤다. 국내 인디 브랜드들의 선전으로 일본향 수출 물량이 늘어나며 코스맥스 실적을 견인했다. OEM에서 ODM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중인 미국 법인은 손실을 줄이며 전사 이익 성장에 기여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코스맥스의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인디 브랜드에 대한 수요 증가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신규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날 때가 ODM 업체들이 영업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며 "일찌감치 제조와 마케팅의 분업이 진행된 한국 특유의 화장품 산업 구조 속에서 성장한 한국 ODM사들에겐 큰 기회의 장이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형 브랜드의 입지 확대는 OEM·ODM사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소형사는 대부분 자체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않아 위탁생산하는 제조사가 수혜를 보는 것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대형 2개사(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80%에서 올해 1분기 35%로 하락했다. 반대로 중소형사 점유율은 같은 기간 20%에서 65%로 상승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화장품 시장 내 인디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맥스의 국내와 미국 법인이 성장을 견인했다"며 "당분간 매스 시장 강세 트렌드로 수혜가 기대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 단체관광객 입국 허가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