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이 재차 언급되자 지도부는 '인재 영입'에 방점을 찍으며 진화에 나섰다. 총선 동원설이 제기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관련 질문에 거리를 두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28일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1박 2일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비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위기론이 재차 언급됐다.

윤상현 의원은 "수도권 위기론을 말씀드린 건 당을 위한 충정, 또 총선 승리 특히 당 지도부를 보강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라며 "현재의 당 지지율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내년 총선에 어느 당을 찍을 거냐 그걸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대체로 민주당을 찍겠다는 여론이 훨씬 더 높게 나온다. 우리가 좀 더 위기의식을 가져야 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경기도뿐 아니라 인천과 서울도 함께 모여서 논의하는 게 적절한데 토의가 나뉘어 있다. 그런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며 "당 지도부가 선거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지 않나.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그 부분에 대해 대책을 세우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는 꾸준히 제기된 수도권 위기론을 의식한 듯 그 실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연찬회 첫머리 발언에서 "수도권 선거에서 우리가 어렵지 않았던 때는 딱 한 번 빼고는 없지 않았냐"며 "실제로 어려운 지역"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우리 당이 전국 선거를 주도하려 한다면 무엇보다도 좋은 인물이 앞에 나서도록 하고, 그런 분들이 새바람을 일으키고 개혁을 주도해 나간다고 하면 우리 취약 지역인 수도권 지역에서도 압승을 이룰 기반을 반드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고 하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해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 정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구원 투수'로 언급되는 장관급 인사들도 이날 연찬회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았다. 이들은 다만 총선 출마설에 대한 답변을 피하며 말을 아꼈다.

원희룡 장관은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국토부 업무에 전념하고 그곳에서 성과를 내 윤석열 정부 국정 동력 확대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그게 장관으로서 본분이기도 하고 우리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에, 내가 관심을 갖고 기여해야 할 부분은 그 부분"이라고 했다.

또 "총선의 구도를 짜는 부분은 당에서 할 일"이라며 "내가 언급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잘못 언급하면 선거법으로 고발당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동훈 장관 역시 총선 관련 질문에 "내 답은 늘 똑같다"며 "비슷하게 계속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김 대표의 '수도권 인재 영입'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내가 드릴 말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