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돌 말아낸 한지 씨앗…언덕이 솟고 용 꿈틀대는 김일화의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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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 2023 하이라이트- 호파갤러리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지 화가' 김일화
"종이야 말로 인간 문명의 시작"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지 화가' 김일화
"종이야 말로 인간 문명의 시작"
한지를 한 장 한 장 수천 가지 색으로 물들여 햇볕에 말리고, 겹겹이 자르고 돌돌 말아 하나의 씨앗으로 만든다. 그 씨앗들을 캔버스 위에 심으면 길을 나고, 용이 날고, 언덕이 솟는다.
그렇게 수많은 색색의씨앗들은 빛과 시간에 따라 생명체처럼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계의 씨앗(Seed Universe)’ 시리즈로 세계에서 주목하는 김일화 작가(b.1967)의 이야기다. 올해 KIAF에 신작 4점을 들고 오는 김일화 작가는 “지난 7~8년 간 모국에서 전시를 하지 않았기에 그 동안의 도전과 축적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제가 직접 만든 수많은 씨앗들은 언덕과 골의 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색과 명암의 대조, 종이의 재질이 더해지면 단단하고 매끄럽게 빛에 반응하는 견고한 물체가 만들어집니다. 시시각각 살아 움직이는 물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죠. 수많은 색면 씨앗들이 계절의 흐름을 극적으로 담아내면서 하나의 ‘시간의 지도’가 됩니다. 그걸 바라본 사람의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하지요. 마치 우리집 마당에 10년 동안 서있는 나무나, 태어나서 열살이 된 우리집 강아지처럼 말이죠.”
이번 출품작은 'Dragon Vs. Boy II', 'Tactile Tower', 'Rememberance', 'Spectrum 5' 등이다. 만지지 않아도 시각적 자극만으로 촉각이 살아나는 것같은 느낌으로 제목의 주제들이 은근히 드러난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관람자 스스로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추상의 개념도 지니고 있다. “제 작업의 울퉁불퉁한 표면은 작업이 놓여있는 빈 공간을 팔을 벌려 감싸 안습니다. 씨앗 작업들은 벽에 걸린 가만히 멈춰 있는 물체로서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나무 또는 살아있는 구조물처럼 많은 분들에게 다가갑니다. 이런 특징들은 제가 하나하나 작업마다 그 특징들을 어떻게 불어넣을 것인가 따로 애쓴다고 성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 작업들을 바라볼 때 느끼는 움직일 듯한 기대감이나 숨어있는 속도감, 이런 살아있는 것들과 연결되어 있는 특징들을 우리의 훈련된 생존 감각들이 본능적으로 발견하고 있는 것입니다. 식물이나 동물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그 존재들이 가지고 있는 ‘살아있음’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것이 제 작업에서 중요합니다.”
그가 한지, 종이 재료를 꾸준히 작업에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종이야말로 인간 문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이에 집중해왔다”며 “금속이나 직물, 다른 물감과 종이 재료들을 결합하는 작업을 최근 시작했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국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그렇게 수많은 색색의씨앗들은 빛과 시간에 따라 생명체처럼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계의 씨앗(Seed Universe)’ 시리즈로 세계에서 주목하는 김일화 작가(b.1967)의 이야기다. 올해 KIAF에 신작 4점을 들고 오는 김일화 작가는 “지난 7~8년 간 모국에서 전시를 하지 않았기에 그 동안의 도전과 축적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제가 직접 만든 수많은 씨앗들은 언덕과 골의 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색과 명암의 대조, 종이의 재질이 더해지면 단단하고 매끄럽게 빛에 반응하는 견고한 물체가 만들어집니다. 시시각각 살아 움직이는 물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죠. 수많은 색면 씨앗들이 계절의 흐름을 극적으로 담아내면서 하나의 ‘시간의 지도’가 됩니다. 그걸 바라본 사람의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하지요. 마치 우리집 마당에 10년 동안 서있는 나무나, 태어나서 열살이 된 우리집 강아지처럼 말이죠.”
이번 출품작은 'Dragon Vs. Boy II', 'Tactile Tower', 'Rememberance', 'Spectrum 5' 등이다. 만지지 않아도 시각적 자극만으로 촉각이 살아나는 것같은 느낌으로 제목의 주제들이 은근히 드러난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관람자 스스로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추상의 개념도 지니고 있다. “제 작업의 울퉁불퉁한 표면은 작업이 놓여있는 빈 공간을 팔을 벌려 감싸 안습니다. 씨앗 작업들은 벽에 걸린 가만히 멈춰 있는 물체로서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나무 또는 살아있는 구조물처럼 많은 분들에게 다가갑니다. 이런 특징들은 제가 하나하나 작업마다 그 특징들을 어떻게 불어넣을 것인가 따로 애쓴다고 성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 작업들을 바라볼 때 느끼는 움직일 듯한 기대감이나 숨어있는 속도감, 이런 살아있는 것들과 연결되어 있는 특징들을 우리의 훈련된 생존 감각들이 본능적으로 발견하고 있는 것입니다. 식물이나 동물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그 존재들이 가지고 있는 ‘살아있음’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것이 제 작업에서 중요합니다.”
그가 한지, 종이 재료를 꾸준히 작업에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종이야말로 인간 문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이에 집중해왔다”며 “금속이나 직물, 다른 물감과 종이 재료들을 결합하는 작업을 최근 시작했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국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