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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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신생아를 출산한 가구가 주택 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 연 1~3%대 낮은 금리가 적용되고, 신생아를 양육하는 세대에 연 7만가구(인허가 기준)의 주택이 우선 공급된다.

정부는 아이 낳기 좋은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내년 예산을 전년보다 12.8% 늘어난 36조7000억원으로 편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신생아를 출산한 가구에 공공주택 뿐만 아니라 민간주택에 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 공공분양 청약에 신생아 특별공급을 신설해 연 3만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민간분양은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특별공 물량의 20%를 출산 가구에 배정해 연 1만가구를 우선 공급한다. 신규 공공임대에서도 출산가구에 연 3만가구를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입주자모집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에 임신 혹은 출산을 증명하면 지원할 수 있다.
주택구입·전세자금 저리대출 소득요건 7000만원→1.3억 확대 [2024 예산안]
출산 가구는 시중보다 약 1~3%포인트 낮게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의 경우 올해 출산한 가구에 소득에 따라 1.6~3.3%의 특례금리를 5년 동안 적용한다. 한 명을 더 낳을 때마다 금리를 0.2%포인트 추가로 인하하고, 이를 5년 더 연장해 준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가구 소득은 기존 7000만원 이하에서 1억3000만원 이하로 상향되며, 구입하려는 주택 가격은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됐다. 대출 한도도 현재 4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출산가구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도 연 1.1~3.0%의 특례금리를 4년 동안 적용할 방침이다. 가구 소득 기준은 기존 6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확대되며 임차하려는 주택의 보증금이 수도권은 5억원 이하, 지방은 4억원 이하인 주택이 대상이다. 대출 한도는 최대 3억원이다.

출산 가구에 대한 공급 확대와 금융지원 대부분은 혼인 여부와 상관 없이 신생아를 출산한 가구에 제공하기로 했다. 기존 출산 장려 정책을 폈다면 이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민간분양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출산가구 우선 공급물량에 지원하려면 혼인을 해야한다.

이와 함께 혼인 가구에 불리하게 적용됐던 청약제도를 개선했다. 맞벌이 신혼부부에 대한 소득기준을 완화한다. 공공주택의 특별공급에 추첨제를 신설해 맞벌이 가구의 경우 월 평균소득의 140%에서 200%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2인 가구의 소득기준이 1인 가구 소득기준(월 평균소득의 100%)의 2배보다 낮아 맞벌이 신혼부부가 미혼일 때 비해 청약할 때 불리하다는 지적을 개선한 것이다.

부부 두 명이 같은 날 발표되는 청약에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것도 허용해 청약기회를 두 배로 확대했다. 현재는 부부가 각각 신청해서 중복될 경우 둘 다 무효 처리했기 때문에 사실상 부부에게 한 번의 청약기회 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중복 당첨됐을 경우 먼저 넣은 청약을 유효 처리한다. 배우자가 결혼 전 주택을 소유했거나 청약에 당첨된 이력이 있어도 다른 한 사람은 생애최초 특별공급 등에 청약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