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a-NAKAMURA_Perforate_bullet-gold-brass_30×30×125cm_2017
Kota-NAKAMURA_Perforate_bullet-gold-brass_30×30×125cm_2017
실리콘 박스와 유리판, 황동으로 만든 얇은 시트. 선과 표면이 매끈하고 반짝이다 못해 서늘해 보이기까지하는 것들에 균열을 내는 총알이 하나씩 박혀있다. 모든 것을 찌그러뜨리고, 깨뜨리고, 무너뜨리는 그것은 총알이다. 코타 나카무라는 경계를 무너뜨려 조화를 추구하는 일본의 젊은 조각가다. 순수한 물체 안에 들어있는 총알은 처음엔 충격적인 대비로 다가오지만, 단절이 아닌 새로운 조화를 이뤄낸다.
Kota Nakamura
Kota Nakamura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 받은 그는 스스로를 “최첨단 스시 컨베이어 벨트 위의 캘리포니아롤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스시는 일본의 전통을, 캘리포니아롤은 서구(또는 현대인)의 취향과 입맛에 맞게 변형된 현대문화를 뜻한다. 뉴욕 시러큐스대, 스쿨오브비주얼아트를 졸업한 그는 도쿄대로 돌아와 박사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고히 했다. ‘총알’시리즈는 해외에 나가 작품에 실탄 총을 발사하며 완성했다.
Border, bullet, glass, film, 45×45×1cm(each), 2019
Border, bullet, glass, film, 45×45×1cm(each), 2019
올해 KIAF에는 4점의 작품을 들고 온다. <골절2>는 실리콘 조각에 쏜 총알이 그 안에서 회전해 윗부분이 꽃모양처럼 서서히 열리는 게 인상적이다. <경계>는 차가온 청록색과 뜨거운 색의 필름이 공존하는데, 유리가 깨지는 순간이 그대로 반영됐다. <마하1 S>는 번개를 연상시키듯 총구멍과 총알이 있는 검은 거울 형태의 작품이다. 관람자의 얼굴이 그대로 반사돼 작품의 일부가 된다. <관통>은 총알이 여러 개의 금판을 통과해 마지막 판에서 멈추는 순간을 포착한다. 시공간의 파괴적 에너지를 상징한다.

"무엇을 파괴시키는 존재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기존의 세계, 기존의 환경이나 사람들은 그것에 의해 손상되거나 변형되기도 하죠. 하지만 순간적인 것일 뿐, 파괴된 것과 파괴하려는 것은 어떤 지점에서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깨지기 직전의 유리는 미학과 폭력적 감정이 뒤섞여 있는 것은 마치 요즘의 우리 모습과도 닮았지요."
Kota-NAKAMURA_Fracture-2_bullet-silicon_17×59×17cm_2017
Kota-NAKAMURA_Fracture-2_bullet-silicon_17×59×17cm_2017
그는 전업 예술가가 되기 전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른 일을 찾기도 했었다. 그러다 용기를 내 전업 작가의 길을 택했다. 그는 “예술계에 많은 기여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임무”라며 “독일 카셀도큐멘타나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해 야심찬 건축 작품을 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오래 살았던 만큼 한국과도 가깝다. 한국인 친구들과도 끈끈한 우정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KIAF에 작품을 출품하고, 하이라이트에 선정되어 더 없이 기쁘다”며 “한국에서 작품을 보여줄 수 있어 더 없이 기쁘다”고 했다. 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