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 수수료 갈등 재점화…홈쇼핑·유료방송 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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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 수수료 문제를 놓고 홈쇼핑 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SO·IPTV)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송출 수수료가 홈쇼핑 채널 수익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수수료 협상 결과에 따라 업체별 주가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매출 부진에 홈쇼핑 관련 주가 역시 내림세를 보였다. 29일 현대홈쇼핑의 주가는 150원(0.36%) 하락한 4만1950원에 마감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5.9% 내린 가격이다. 같은 기간 CJ온스타일을 보유하고 있는 CJ ENM의 주가도 1년 전에 비해 33.9%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홈쇼핑이 이커머스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송출 수수료마저 조정되지 못한다면 당장의 주가 반등은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SO는 IPTV와의 경쟁에서 고전하며 가입자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SO 가입자 수는 1272만여명으로 1년 전보다 9만5000명(0.74%) 감소했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도 35.62%에 그쳐 시장 패권을 IPTV에 내어준 지 오래다. 가입자 이탈이 빠르게 진행 중인 SO로서는 홈쇼핑 채널로부터 받는 송출 수수료가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실제 SO는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홈쇼핑 송출 수수료로 채우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SO 업체의 방송사업 매출 총액(1조8037억원) 중 41.9%가 홈쇼핑 송출 수수료에서 나왔다. 지난 2015년 송출 수수료 매출 비중이 34.1%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채널 가입자로부터 받는 방송수신료는 41.6%에서 34.1%로 역주행했다. 결국 홈쇼핑 채널과의 송출 수수료 협상에서 주도권을 뺏긴다면 SO 업체의 실적과 주가에는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O 업체 중 유일한 상장사인 LG헬로비전은 2018년 한 때 시가총액이 1조원을 웃돌았지만, 가입자 이탈과 실적 정체가 주가에 반영되며 현재 시총은 310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시장의 관심은 홈쇼핑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IPTV를 보유한 통신 3사로 번질지 여부다. 실제 주요 SO업체들은 이미 통신 3사에 인수합병된 상태다. 이번에 홈쇼핑 채널과 갈등을 겪고 있는 LG헬로비전은 지난 2019년 12월 CJ계열에서 LG유플러스로 피인수 됐다.
지난해 IPTV 업체가 홈쇼핑 업체로부터 받은 송출 수수료는 1조4795억원으로 SO(7558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IPTV의 송출 수수료가 어느 정도 수순으로 조정되는지가 홈쇼핑 업체의 실적과 주가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IPTV는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협상의 주도권이 IPTV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불합리한 송출 수수료 체계를 바꾸지 못하면 홈쇼핑 업체는 고사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TV로 홈쇼핑 못 본다"...첨예한 송출 수수료 갈등
CJ ENM의 홈쇼핑 채널 CJ온스타일은 지난 28일 LG헬로비전에 송출 수수료 재계약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LG헬로비전에 가입한 시청자들은 오는 10월부터 CJ온스타일 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얼마 전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각각 LG헬로비전과 딜라이브 강남케이블TV에 협상 중단을 알렸다. 홈쇼핑 채널과 유료방송사업자 간 갈등의 이유는 송출 수수료 때문이다. 송출 수수료란 홈쇼핑을 비롯한 채널 사용자(PP)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채널 이용료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지난 2018년 대비 33.3% 증가했다. 방송 매출액과 비교했을 때 송출 수수료 비중은 65.7%에 달했다. 물건을 팔아서 100원의 수익이 난다면 65원이 채널 사용료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홈쇼핑업계는 TV 시청자 수가 감소하며 홈쇼핑 매출이 감소하는 만큼 송출 수수료도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주요 홈쇼핑 4사(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GS샵) 영업이익은 1200억원대로 1년 전보다 40% 줄었다.매출 부진에 홈쇼핑 관련 주가 역시 내림세를 보였다. 29일 현대홈쇼핑의 주가는 150원(0.36%) 하락한 4만1950원에 마감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5.9% 내린 가격이다. 같은 기간 CJ온스타일을 보유하고 있는 CJ ENM의 주가도 1년 전에 비해 33.9%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홈쇼핑이 이커머스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송출 수수료마저 조정되지 못한다면 당장의 주가 반등은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케이블TV "우리도 힘들다"...송출 수수료 갈등 IPTV로 번질까
문제는 송출 수수료 협상의 또 다른 당사자인 유료방송사업자도 낮아지는 수익성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료방송사업자는 지역 케이블 방송 기반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통신망 기반의 IPTV로 나뉜다. 이번에 홈쇼핑 업계와 갈등을 빚는 LG헬로비전은 SO로 분류된다.SO는 IPTV와의 경쟁에서 고전하며 가입자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SO 가입자 수는 1272만여명으로 1년 전보다 9만5000명(0.74%) 감소했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도 35.62%에 그쳐 시장 패권을 IPTV에 내어준 지 오래다. 가입자 이탈이 빠르게 진행 중인 SO로서는 홈쇼핑 채널로부터 받는 송출 수수료가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실제 SO는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홈쇼핑 송출 수수료로 채우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SO 업체의 방송사업 매출 총액(1조8037억원) 중 41.9%가 홈쇼핑 송출 수수료에서 나왔다. 지난 2015년 송출 수수료 매출 비중이 34.1%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채널 가입자로부터 받는 방송수신료는 41.6%에서 34.1%로 역주행했다. 결국 홈쇼핑 채널과의 송출 수수료 협상에서 주도권을 뺏긴다면 SO 업체의 실적과 주가에는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O 업체 중 유일한 상장사인 LG헬로비전은 2018년 한 때 시가총액이 1조원을 웃돌았지만, 가입자 이탈과 실적 정체가 주가에 반영되며 현재 시총은 310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시장의 관심은 홈쇼핑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IPTV를 보유한 통신 3사로 번질지 여부다. 실제 주요 SO업체들은 이미 통신 3사에 인수합병된 상태다. 이번에 홈쇼핑 채널과 갈등을 겪고 있는 LG헬로비전은 지난 2019년 12월 CJ계열에서 LG유플러스로 피인수 됐다.
지난해 IPTV 업체가 홈쇼핑 업체로부터 받은 송출 수수료는 1조4795억원으로 SO(7558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IPTV의 송출 수수료가 어느 정도 수순으로 조정되는지가 홈쇼핑 업체의 실적과 주가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IPTV는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협상의 주도권이 IPTV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불합리한 송출 수수료 체계를 바꾸지 못하면 홈쇼핑 업체는 고사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