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9일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거론하며 "국민의 혈세는 단 한 푼도 반국가적인 인물에게 쓰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혈세는 대한민국 존립과 국익에 기여한 분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22일 광주시의 정율성 공원 조성 계획 철회를 촉구한 이래 이 사업을 추진 중인 강기정 광주시장 등과 연일 설전을 이어오고 있다.
정율성은 북한 조선인민군 행진곡,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음악가다.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일원으로 전선 위문 활동을 한 후 중국으로 귀화한 인물이다. 광주시는 지역 출신인 정율성을 기념해 예산 48억원을 들여 기념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박 장관은 "국가보훈부는 순천역 광장에 호남의 학도병을 기리는 현충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라며 "호남을 빛낸 인물이 수없이 많은데, 굳이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눈 자를 세금을 들여 기념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박 장관은 강 시장을 겨냥해 "호국의 성지 호남을 더럽히지 말라"며 "인민군을 인민군이라고 말하는 것이 이념공세인가, 김일성 나팔수에게 세금 쓰지 말라는 게 이념공세인가"라고 비판했다.
강 시장은 기념공원 사업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강 시장은 "정율성 기념사업은 2002년부터 5명의 시장이 바뀌는 동안 시민의 의견을 모아 진행해온 사안"이라며 "한중관계가 좋을 때 장려하던 사업을 그 관계가 달라졌다고 백안시하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과 업무수행 기준을 혼란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이라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