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해명나선 은행권…"국내 은행 수익성 주요국 절반 수준"
국내 은행의 대출자산이 최근 15년간 2.5배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같은 기간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은행의 수익성 지표는 미국 등 주요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장사', '돈 잔치' 등 비난을 받아온 은행권이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은행연합회는 29일 발표한 '은행 산업 역할과 수익성'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산업의 2013∼2022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2라고 밝혔다. 미국(10.2)과 캐나다(16.8) 등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국내 은행의 ROE는 증권·보험 등 타 금융업권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게 은행연합회 주장이다.

은행연합회는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 ROE는 2000년대 중반에 미국 은행보다 높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 미국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대출자산은 2007년 989조원에서 지난해 2541조원으로 15년간 약 2.5배 증가했다. 반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15조원에서 지난해 18조6000억원으로 24% 상승하는데 그쳤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는 "은행이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곤란하면 외부의 갑작스런 충격에 대응할 수 없다"며 "은행이 공공성에 기반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나가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적정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와 같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등에 대비할 수 없고, 사회공헌 재원도 마련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은행연합회는 국내 은행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비이자수익 확대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형교기자 seogy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