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10월 '한강노들섬클래식' 개최…'백조의 호수'·'세비야의 이발사' 공연
가을밤 노들섬서 즐기는 발레·오페라…"자연과 어우러진 예술"
가을밤 한강을 배경으로 노들섬에서 발레와 오페라 야외 공연이 펼쳐진다.

서울문화재단은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월 노들섬 잔디마당에 1천800석 규모의 객석을 마련하고, 발레 '백조의 호수'와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전막 공연을 총 4회 한다고 밝혔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노들섬에서 '한강노들섬클래식'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페라 '마술피리'를 공연했고, 올해는 발레 공연을 추가했다.

발레 전막이 야외서 공연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10월 14∼15일 무대에 오르는 '백조의 호수'는 새하얀 튀튀(발레복)를 입은 발레리나들의 군무로 유명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유니버설발레단, 발레STP협동조합 소속 서울발레시어터, 와이즈발레단 등 국내 민간 발레단들이 협력해 꾸린다.

야외 공연인 만큼 구성에 변화를 줬다.

왕자의 생일잔치 등 일부 장면을 빼고, 중간휴식을 없애 공연 시간을 기존 2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줄였다.

원래는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 역은 한 명의 발레리나가 1인 2역으로 맡지만, 의상과 분장을 바꿀 시간이 없는 만큼 오데트와 오딜을 각각 다른 발레리나가 맡았다.

총감독을 맡은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야외무대는 암전이나 음향 효과 등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는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이 더해져 공연의 예술성이 향상되는 것을 많이 경험해왔다.

이번 공연 역시 예술성 높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역으로는 유니버설발레단 단원들이 무대에 오른다.

오데트는 지난 6월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받은 강미선과 한상이가, 오딜 역은 홍향기와 엘리자베타 체프라소바가 맡았다.

지크프리트 왕자는 이현준과 드미트리 디아츠코프가 맡았다.

강미선은 "클래식 발레를 어려워하는 분이 많다.

이번 공연이 그런 생각의 틀을 깨고 '발레가 어렵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을밤 노들섬서 즐기는 발레·오페라…"자연과 어우러진 예술"
10월 21∼22일에는 로시니의 대표 오페라인 '세비야의 이발사'가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 부파(희극 오페라)로 젊은 귀족 알마비바 백작이 우여곡절 끝에 사랑하는 평민 여인 로지나와 결혼하는 해프닝을 다룬다.

시대를 풍자하는 유쾌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미국 뉴욕메트로폴리탄오페라 주역으로 데뷔해 세계적인 프리마돈나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박혜상이 로지나 역으로 테너 김성현이 알마비바 역으로, 바리톤 안대현이 피가로 역으로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표현진은 "거대한 계단을 이용해 사랑의 결실을 이루는 과정을 시각화하고, 노들섬이라는 자연 요소를 적극 활용해 다채로운 느낌을 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7년 만에 한국 오페라 무대에 선다는 박혜상은 "그동안 한국에서 오페라를 하면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

이번 공연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들어서 제안을 오케이(OK) 했다"고 말했다.

두 공연은 모두 오후 6시에 시작해 석양 지는 한강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다만 강가인 노들섬은 해가 지면 습도가 더 높아져 무대가 미끄럽고, 지하철과 기차가 지나다니는 철길이 옆에 있어 소음이 발생하는 점은 공연을 방해하는 요소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야외 공연이 가진 한계는 있지만, 불가피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공연을 전체적으로 관람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라며 "서울 시민이 기초예술 분야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앞으로 발레뿐만 아니라 전통예술까지 확대해 기초예술 분야 육성과 성장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무료이며, 7세 이상(201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부터 관람할 수 있다.

사전 예약제로 다음 달 13일부터 인터파크티켓에서 1개 아이디(ID)로 4매까지 예매할 수 있다.

좌석은 비지정석이다.

가을밤 노들섬서 즐기는 발레·오페라…"자연과 어우러진 예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