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소외된 배터리주 엘앤에프, 코스피 이전상장 반전계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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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로 옮기면 최대 6개월동안 공매도 피해
에코프로비엠 2.6배 오르는 동안 상승률 36% 그쳐
저평가 매력에 광물 순환체계도 구축해가는 중 증시 주도주인 2차전지, 그 중에서도 가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소재 관련 종목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좋지 못했던 엘앤에프가 갑자기 강하게 상승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하겠다는 이사회 결정을 앞둔 기대감의 영향이었습니다.
그저 코스피로 옮긴다고 주요 2차전지 양극재 기업 중 유독 엘앤에프의 주가만 지지부진했던 요인이 해소되는 건 아닐 겁니다. 실제 올해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고요.
다만 증권가에선 그 동안 주식시장에서 소외돼온 만큼 저평가 매력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소외된 이유를 해소해가는 과정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잠시나마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 코스피 이전을 결정한 엘앤에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겁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는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에 한해서만 허용돼 이전상장 시기에 따라 최대 6개월동안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의 정기변경이 매년 6월과 12월에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29일 종가 기준 엘앤에프의 시가총액은 8조5707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면 40위권입니다. 지난 24일 기준 공매도 잔고수량은 지난 24일 기준 242만2875주로, 이달 들어 28.95% 증가했습니다.
특히 엘앤에프는 올해 들어 주요 2차전지 양극재 기업 중 유난히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습니다. 연초 이후 엘앤에프는 36.31%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의 상승률은 258.85%와 152.78%에 달합니다.
주가가 못 오른 데는 이유가 있지만, 이로 인한 저평가 매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2차전지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엘앤에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엘앤에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8.69배로, 에코프로비엠(76.89배)의 절반 이하입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경쟁사들 대비 광물 조달 체계, 원재료 리싸이클링(재활용) 등 광물 순환체계(Closed loop) 구축에 다소 속도가 뒤쳐진다는 점이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배터리 리싸이클-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생산 수직계열화 구축, 고객사 다변화 및 포트폴리오 강화가 구체화되면서 주가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엘앤에프는 향후 3년 동안 5조원의 자본투자(CAPEX) 계획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지난 6월 LS그룹과 전구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이에 앞서 3월에는 중국 시노리튬과 탄산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제련사업 합작법인을 각각 세웠습니다.
다만 5조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 조달로 주주가치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조원의 투자 재원은) 금융차입 50%와 자본조달 50%로, 약 2조5000억원 가량의 주식수 증가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습니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물량 증가는 미미할 것”이라며 “글로벌 고금리 환경에 따라 프리미엄형 모델모다 테슬라의 저가형 모델 판매가 확대돼 니켈 함량 90% 이상의 하이니켈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익성 회복 시기도 불투명합니다. 올해 들어 주요 금속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에 연동된 양극재 가격도 하락했는데, 아직 높은 가격에 사온 광물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강동진 연구원은 “재고자산 회전율이 크게 하락한 걸 감안하면 단기간에 재고가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3분기까지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4분기부터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나마 내년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은 점은 긍정적입니다. 하반기 신설 공장을 준공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며, 대규모 수주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엘앤에프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러스 콜에서 기존 고객사(테슬라로 추정)와의 장기 공급 계약이 임박했다고 언급하는 한편, 신규 고객사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고객사와 신규 고객사와의) 두 계약이 완료된 이후 단일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바인딩 계약 부재에 대한 우려도 종식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코스피로 옮기면 최대 6개월동안 공매도 피해
에코프로비엠 2.6배 오르는 동안 상승률 36% 그쳐
저평가 매력에 광물 순환체계도 구축해가는 중 증시 주도주인 2차전지, 그 중에서도 가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소재 관련 종목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좋지 못했던 엘앤에프가 갑자기 강하게 상승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하겠다는 이사회 결정을 앞둔 기대감의 영향이었습니다.
그저 코스피로 옮긴다고 주요 2차전지 양극재 기업 중 유독 엘앤에프의 주가만 지지부진했던 요인이 해소되는 건 아닐 겁니다. 실제 올해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고요.
다만 증권가에선 그 동안 주식시장에서 소외돼온 만큼 저평가 매력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소외된 이유를 해소해가는 과정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이전상장 기대감에 급등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엘앤에프는 0.42% 내린 23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에는 상승폭을 4.42%까지 키우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전환했습니다. 직전 2거래일(25일과 28일)에 각각 6.78%와 7.71% 급등한 피로감도 있었을 겁니다.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상장 추진에 대한 기대감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엘앤에프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사항을 보고하고 가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잠시나마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 코스피 이전을 결정한 엘앤에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겁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는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에 한해서만 허용돼 이전상장 시기에 따라 최대 6개월동안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의 정기변경이 매년 6월과 12월에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29일 종가 기준 엘앤에프의 시가총액은 8조5707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면 40위권입니다. 지난 24일 기준 공매도 잔고수량은 지난 24일 기준 242만2875주로, 이달 들어 28.95% 증가했습니다.
소외된 결과 ‘저평가 매력’…할인 요인도 해소하는 중
최대 6개월동안 공매도를 피한다고 엘앤에프의 주가가 계속 상승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코스피로의 이전상장 자체로 엘앤에프의 기업가치가 커지는 것도 아니고요.특히 엘앤에프는 올해 들어 주요 2차전지 양극재 기업 중 유난히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습니다. 연초 이후 엘앤에프는 36.31%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의 상승률은 258.85%와 152.78%에 달합니다.
주가가 못 오른 데는 이유가 있지만, 이로 인한 저평가 매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2차전지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엘앤에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엘앤에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8.69배로, 에코프로비엠(76.89배)의 절반 이하입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경쟁사들 대비 광물 조달 체계, 원재료 리싸이클링(재활용) 등 광물 순환체계(Closed loop) 구축에 다소 속도가 뒤쳐진다는 점이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배터리 리싸이클-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생산 수직계열화 구축, 고객사 다변화 및 포트폴리오 강화가 구체화되면서 주가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엘앤에프는 향후 3년 동안 5조원의 자본투자(CAPEX) 계획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지난 6월 LS그룹과 전구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이에 앞서 3월에는 중국 시노리튬과 탄산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제련사업 합작법인을 각각 세웠습니다.
다만 5조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 조달로 주주가치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조원의 투자 재원은) 금융차입 50%와 자본조달 50%로, 약 2조5000억원 가량의 주식수 증가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습니다.
하반기까지는 실적 부진 이어져…“내년엔 회복 기대”
벌어서 자금을 조달하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올해까지는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판매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 인하 치킨게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물량 증가는 미미할 것”이라며 “글로벌 고금리 환경에 따라 프리미엄형 모델모다 테슬라의 저가형 모델 판매가 확대돼 니켈 함량 90% 이상의 하이니켈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익성 회복 시기도 불투명합니다. 올해 들어 주요 금속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에 연동된 양극재 가격도 하락했는데, 아직 높은 가격에 사온 광물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강동진 연구원은 “재고자산 회전율이 크게 하락한 걸 감안하면 단기간에 재고가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3분기까지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4분기부터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나마 내년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은 점은 긍정적입니다. 하반기 신설 공장을 준공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며, 대규모 수주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엘앤에프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러스 콜에서 기존 고객사(테슬라로 추정)와의 장기 공급 계약이 임박했다고 언급하는 한편, 신규 고객사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고객사와 신규 고객사와의) 두 계약이 완료된 이후 단일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바인딩 계약 부재에 대한 우려도 종식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