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주요 상장사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이 부진하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분기 실적 발표 앞둔 中부동산·금융기업 '먹구름'
29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부동산과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기업이 일제히 암울한 성적과 가이던스(자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과 금융은 최근 위기에 처한 부동산 시장 익스포저(위험 노출도)가 큰 업종으로 꼽힌다.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핑안보험, 중국석유천연가스(페트로차이나),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 니오 등이 이번주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나마 성장 동력을 일부 되찾은 소비재와 정보기술(IT) 기업은 이미 실적 발표를 마쳤다”며 “남은 기업들은 부동산, 중공업, 금융 등 상당한 압박에 직면한 업종에 속해 있다”고 분석했다.

킹거 라우 골드만삭스 중국주식 담당 수석전략가는 “앞으로 1주일간 중국 상장사들이 부정적인 숫자(실적 및 가이던스)를 발표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더욱 강력한 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부동산 및 금융 부문의 상황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라우 전략가는 최근 중국 상장사의 연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MSCI 중국 지수의 향후 12개월 전망치를 60으로 내려 잡았다. 현재(28일 기준 59.76)와 큰 차이가 없다. MSCI 중국 지수는 올 들어 7% 이상 하락했다.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올해 중국 기업의 연간 이익이 전년 대비 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 역시 더 많은 중국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내려갈 것으로 봤다. 프랭크 벤짐라 아시아주식 담당 애널리스트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세를 고려하면 올해 중국 기업들의 실적이 평균 18% 개선될 것이란 기존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과도하다”며 “8~12%의 수익 성장세가 현실적인 예측”이라고 짚었다.

마이크 갤러거 컨티넘이코노믹스 연구책임자는 “재정·통화 부문을 총동원한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이 경착륙(하드랜딩)을 경험할 확률은 30%에 이른다”며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서의 투자 감소와 수출 부진으로 성장 모멘텀이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중국 주식시장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스톡커넥트(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를 연결하는 프로그램)를 통해 집계된 상하이·선전증권거래소의 외국인 순매도 자금은 지난 7월 말 기준 737억위안(약 13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