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인기 차종인 K8, EV6 등을 생산하는 오토랜드 경기 화성 3공장에서 불이 나 일부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노사는 다음달 6일까지 3공장 휴무를 확정했다. 재가동까지는 총 열흘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천 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기아에 따르면 화성 3공장 2층 내 도장 라인 로봇 설비에서 전날 오후 7시28분께 스파크(불꽃)와 함께 연기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하자 공장 내 자동 소화기가 분사됐고, 자체 소방대도 현장에 출동했다. 불은 40여 분 만에 완전히 꺼진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장 라인에 설치된 로봇 8대가 고장 나 라인 가동이 멈췄다. 화재 피해가 없었던 프레스, 차체 등 공정은 이날 오전까지 정상 가동했지만, 안전과 도장 라인 복구를 위해 결국 3공장 전체 조업 중단이 결정됐다.

3공장은 다음달 6일까지 휴무에 들어간다. 이 기간 철거 및 설비 설치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후 품질 확인 및 시범 생산 등을 거쳐 재가동하는 데 열흘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열흘간 가동 중단으로 수천 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3공장이 생산하는 K5, K8, EV6 등은 이달 주문 기준 출고까지 한 달가량 걸리는 차종이다. 생산 차질에 따라 출고 대기가 다소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K8은 지난 7월까지 2만8000여 대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4% 늘어난 규모다.

기아 관계자는 “도장 라인에 설치된 일부 로봇 케이블에 문제가 생겨 설비에서 스파크가 발생하며 연기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설비 가동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