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통령 선거 패배를 뒤집으려고 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내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시기에 시작된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타니아 처트칸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개표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첫 공판 날짜를 내년 3월 4일로 정했다. 이날은 공화당 경선 판세가 결정될 가능성이 큰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 바로 전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증거를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첫 재판을 내년 대선(2024년 11월) 이후인 2026년 4월로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대선일 10개월 전인 2024년 1월 2일을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편향된, 트럼프 혐오 판사가 나에게 겨우 (특검이 제안한 재판 시작일 대비) 두 달 연기를 허용했다”며 “타락한 정부가 원하던 것이며 항소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시기에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슈퍼 화요일은 각 주의 전당대회 대의원을 뽑는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가장 많이 열리는 날이다. 공화당의 경우 내년 3월 5일 앨라배마, 알래스카, 아칸소,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텍사스 등 10여 개 주에서 코커스와 프라이머리가 열린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