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첫 전기차 업체로 SPAC상장을 한 빈패스트가 8월 15일 상장이후 688% 급등하면서 투자 위험도가 높아졌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직 돈을 못버는 빈패스트(VFS)는 적은 거래량에 일부 과열된 개인투자자들 덕분에 전세계 어떤 대형주보다도 빠르게 상승,전날 시가총액 1,900억달러(251조원) 를 기록했다. 이는 월트 디즈니 혹은 골드만삭스 등 다우존스 산업 평균을 구성하는 기업들 중 절반보다도 시가총액이 크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유통되는 주식이 적은 무명 기업이 세계 최대 기업 대열에 올라섰을 때 투자자들에게는 결국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홍콩 소재 금융회사인 AMTD 디지털이 그 같은 사례다. AMTD는 상장 후 몇 주 만에 32,000% 급등, 한 때 시가총액이 4,000억 달러를 넘었다. 듣도 보도 못한 홍콩의 작은 금융회사가 JP모건체이스의 가치를 넘봤다. 그러나 이 주식은 이후 99% 폭락, 현재 시가총액이 12억 달러로 내려앉았다.

빈패스트는 거래 첫날 눈에 띄게 255% 급등한 후 3일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랠리를 통해 단 10거래일만에 시장 가치가 거의 2,000억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스마트카르마 라는 플랫폼에 글을 게재하는 분석가 데이빗 블레너하세트는 “빈패스트의 현재 가치는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 “거래 가능한 주식 자체가 너무 적어 5만주만 사면 누구나 주식을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며칠간 이 같은 상승 행진이 계속된다면 전기 자동차의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그 수준에 도달하는 데 걸린 몇 년의 시간과 비교될 수도 있다. 물론 그 전에 빠르게 하락할 수도 있다.
빈패스트의 거침없는 질주에 월가는 의심이 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빈패스트의 지지자들은 빈패스트가 지난해의 AMTD와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우선 빈패스트는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중 하나로 베트남 최고 부자인 팜낫부엉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는 주택 호텔 병원 쇼핑몰을 아우르는 재벌기업인 빈그룹의 설립자로 지난 6년간 빈패스트에 82억달러(10조8600억원)를 투자해왔다.

홍콩에서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금융서비스 회사였던 AMTD와는 구별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빈패스트는 공매도가 어렵기 때문에 한동안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 거래 가능한 주식이 1% 미만이기 때문에 공매도자들이 주식을 빌리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럼에도 빈패스트의 펀더멘털로는 현재의 주가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이 회사는 지난 해 전세계적으로 24,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폭스바겐이나 포드자동차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다.

올해 1분기 순손실 규모는 약 6억달러(7,950억원)였고 차량 생산을 늘리면서 단기적으로 손실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랠리에 상관없이 빈패스트는 지난해 AMTD에 이어 거래량이 적은 주식의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은 소규모 기업의 IPO와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색소 마켓의 중화권 자산관리 책임자인 켄 시는 “적은 유통량과 밈스톡 현상을 고려할 때 빈패스트와 AMTD 디지털의 급등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가격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