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역 대합실이 열차를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솔 기자
26일 서울역 대합실이 열차를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솔 기자
고속열차(KTX)의 이용객이 10억명을 돌파했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19년 5개월 만이다.

30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2004년 4월 1일 첫 운행을 시작한 KTX가 오는 31일 누적 이용객 1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5000만 국민이 한 사람당 20번씩 KTX를 탄 셈으로, 2015년 누적 이용객 5억명을 돌파한 지 약 8년 만의 기록이다.

올해 KTX 하루 평균 이용객은 22만6000명으로, 2004년 7만2000명과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었다. 이용객은 매년 증가 추세로 누적 이용객 N억명 달성 기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5억명 달성은 개통 후 11년 5개월 만인 2015년 9월이고, 이후 10억명까지 걸린 시간은 7년 11개월로 5억명 때보다 3년 5개월을 앞당겼다.

KTX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간은 '서울∼부산'으로, 하루 평균 1만7000명이 타고 내린다.

서울∼대전과 서울∼동대구 구간은 각각 1만2000명이 이용한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은 서울역(9만4000명)으로 경부·동해·경전·호남·전라·강릉선 등 모두 6개 노선 열차가 출발한다.

KTX 개통으로 정기승차권을 활용하는 '장거리 출퇴근족'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정기권 이용객은 404만명으로, 개통 첫 해 46만7000명과 비교하면 8.7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X 하루 이용객이 3.2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정기권 이용객이 훨씬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인다.

정기권 이용객은 서울∼천안아산 구간이 전체의 17.1%로 가장 많고, 서울∼오송 구간이 11%로 뒤를 잇는다.

승차권 예매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모바일 앱 '코레일톡'과 홈티켓 등 비대면·온라인을 이용한 승차권 자가발권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KTX 개통 초기 역 창구 발권이 85%에 달했으나 올해 7월 기준 10명 중 9명이 온라인(89.2%)으로 승차권을 샀다.

명절이면 고향 가는 기차표를 사려고 밤새 대기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기차역 풍경도 옛말이 됐다. 코레일은 2020년 추석부터 명절 승차권 100% 비대면 예매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KTX 누적 운행 거리는 지구 둘레(4만㎞)를 1만5500바퀴를 돈 것에 해당하는 6억2000만㎞로 분석됐다. 10억 명이 이동한 거리를 모두 합한 2520억㎞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1억5000만㎞)를 840번 왕복한 것과 같다. 2004년 개통 첫해 경부·호남 2개 노선·20개 역에만 다니던 KTX는 현재 전국 8개 노선·67개 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KTX 이용객 10억명 돌파는 국민과 함께 이룬 소중한 성과이자 대한민국 성장의 기록"이라며 "더 안전하고 스마트한 코레일을 위해 서비스·디지털 혁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