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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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코로나19 돌연변이인 BA.2.86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에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덴마크,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 포르투갈, 영국에서 BA.2.86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들 중 일부는 최근 여행력이 없는 경우도 있어 이미 지역사회에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과 스위스, 태국의 폐수에서도 BA.2.86가 검출됐다. 사실상 전 세계로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얘기다.

프레드허친슨 암센터의 제시 블룸 교수는 "다양한 국가에서 변종의 여러 서열이 확인됐기 때문에 전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감시가 불완전해 지금까지 확인된 것보다 더 많은 곳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BA.2.86은 2021년 겨울 나타난 오미크론과 유사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새로운 감시종으로 BA. 2.86을 올렸지만, 이 변종이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지, 치명률이 높은지 등 정확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WHO는 우려종(VOC), 관심종(VOI), 감시종(VUM) 등으로 나눈다.

BA.2.86은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가 30개가 넘어 기존 면역력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이는 현재 출시된 백신의 효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곧 승인되는 부스터 백신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BA.2.86가 이번 여름 코로나19 재확산을 유발한 ES.5와 XBB 변종과는 전혀 다르다고 보고 있다. CDC 과학 고문인 케이틀린 제텔리나는 "현재 펴져 있는 지배적인 변종들과는 엄청나게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CDC는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와 같은 치료법이 스파이크가 아닌 다른 부분의 바이러스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진화하는 변종에도 여전히 효과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속 항원 검사 또한 새로운 변종을 탐지할 수 있다고 CDC는 설명했다.

또한 많은 과학자는 현재 전 세계인이 모두 감염이나 백신으로 어느 정도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혼란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변종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다. 면역 결핍 환자에게서 수개월에 걸쳐 발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진화생물학자이자 겔프대의 교수인 T. 라이언 그레고리는 "그것은 아마도 꽤 오랫동안 진화해 왔을 것"이라며 "오미크론과 같은 변종으로 도약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WHO의 최근 보고(7월17일~8월13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40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 사망자는 2300명이 넘는다. 이전 28일 기간 동안 감염자는 63% 증가했고, 사망자는 56% 감소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