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인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뉴스1
전일인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뉴스1
9월 주식시장은 난이도 높은 박스권 장세를 펼칠 전망이다.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중국 경제 회복이 늦춰지면서 국내 증시의 이익 모멘텀(동력)도 정체됐기 때문이다. 8월에 이어서 다음 달도 하방압력이 강해진다면 투자심리가 극단적으로 얼어붙을 수도 있다는 의견까지 제시됐다.

30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오는 9월의 코스피지수 저점을 2400선 안팎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한화투자증권 2350~2750, 신한투자증권 2400~2650, 현대차증권 2440~2620, 다올투자증권 2440~2660, 삼성증권 2450~2650, 키움증권 2450~2680, 교보증권 2450~2700 등으로 코스피 예상 범위(밴드)가 제시됐다.

증권사들은 9월 주식시장이 투자심리를 위협하는 여러 불안요소들을 극복해 가는 횡보장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오는 19~20일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이에 앞서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핵심 변수다. 이들 미국 지표 결과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 통화 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수시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리와 환율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증권사들 우려다. 9월 FOMC에선 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올해 성장 전망치를 소폭 높이고 한 차례 금리인상 여지를 남겨둔 점도표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주지 못하면서 9월 FOMC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며 "9월 FOMC 결과는 11월 FOMC 금리 결정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국채금리의 상방 위험을 자극할 수 있다. 물론 미 긴축의 막바지 국면이란 점은 주식시장 하방을 단단하게 만들지만 금리 변동성 등 여러 변수들이 상단 역시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CPI와 FOMC는 결과에 따라 금리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소재"라며 "이 이벤트들이 금리 상승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경우 평가가치(밸류에이션) 하락을 이끌어내면서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했다.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동력이 약해지는 구간인 점도 부담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피 이익 추정치는 예상치에 부합했던 2분기 결과를 확인한 뒤로 오히려 주춤한 모양새"라며 "한국의 8월 잠정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13.2%를 기록하며 2분기 들어서 부진한 정도를 일부 완화했지만 예상보다 회복이 더디다. 세계 주요국 수출은 한국과 대만 등 IT 중심의국가에서 회복 중이지만 미국과 일본, 중국의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글로벌 전체 교역량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이익 감소를 주도했던 반도체와 화학, 디스플레이 업종들은 최근에도 영업이익 변화율이 약하다"며 "영업이익 변화율과 코스피 수익률이 동조화하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이익 모멘텀은 당장 살아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짚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바닥은 확인했지만 3분기 실적시즌까지 모멘텀이 없다. 반도체와 자동차, 유틸리티 업종의 실적 우려가 증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9월 지수는 하반기 저점을 일시적으로 시험한 뒤 이후 재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9월 주식시장 반등을 점치는 시각도 나왔다. 8월 한 달간 보인 조정이 양호한 미국 경기로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한 결과라면, 다음 달부턴 미국 경제와 금리의 탄력이 약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초과저축이 소진되면서 소비가 둔화할 전망"이라며 "예민하게 반응해 온 시장에 반등의 계기를 줄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가계 상황이 미국과는 정반대로 초과저축이 쌓인 점 역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